2024. 2. 15. 16:58ㆍ나의 이야기
선생님, 안녕하세요?
제가 오늘에야 이메일을 보냅니다.
꾸지람 들을 각오하고 이 메일을 보내는 겁니다.
오늘 새벽에 눈을 떠서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이대로 황제가 된다 해도 미래의 아내에게 상처가 될까봐 두려웠고
제가 해온 일들이 너무 무의미해서 아무도 주목하는 이가 없어서
제게 남은 것은 나이와 잔주름, 그리고 고독뿐입니다.
저도 결혼하고 싶은데 아무도 오는 여자가 없고
이 나이가 되도록 헛되이 살았구나,
늙어도 이 모습으로 살아갈 자신이 없어서…
대관식 하나 못 치렀으면서 황제라고 칭하기에는 너무나도 창피하고
더군다나 아무도 저에게 오는 사람이 없습니다.
16년을 황제라 자칭하면서 그 동안 돌아보니
얻었던 것보다 잃어버린 것들이 더 많습니다.
더군다나 결혼하고 싶어도 제 상태에서는
장애인에게 시집올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게다가 부모님께서도 우려하시더군요.
혼자 중얼거린다고 뭐라 하시면서
빨리 고쳐라 얼른얼른 고쳐야 한다
그러려고 병원 다니는거 아니냐면서 충고하시기에
이제는 이 크나큰 소유를 버리려 합니다.
저는 그 동안 황제라 칭하면서 후신라 왕조를 건국했지만
주목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오히려 마귀의 유혹을 너무 많이 받았습니다.
더군다나 사탄의 왕관을 쓰자니 제 신앙이 너무나도 불쌍합니다.
선생님께 죄송하지만 저는 이제 그 더러운 빈껍데기를 버리려 합니다.
이 빈껍데기 황제 자리를 버리고 이제는 새롭게 출발하고 싶습니다.
선생님, 죄송합니다. 이 뜻을 그대로 쥐고 있다가는
평생 장가 못 갈 것 같아서 이제는 미련없이 내려놓겠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장애인이라서 고치기 오래 걸릴 것 같지만
고치는데 큰 걸림돌인 황제 자리를 버리니 이제는 마음이 편합니다.
이제는 마음 편히 다 버리고 가짜 황제 자리를 내려놓고
새 출발을 하고 싶습니다.
저보고 못났다고 뭐라 하셔도
이제는 후신라왕조에 대한 모든 것을 정리했습니다.
이제는 제 병을 고치는 데 집중하겠습니다.
정신장애의 근원인 황제 자리를 버리니 이제 마음이 편합니다.
이제 후신라왕조는 그 문을 닫습니다.
오늘로써 다 정리했습니다.
제가 황제가 되어 그대로 있다가는 정신병이 더 악화될까 두려워
이제 저는 대한민국의 시민으로서 남은 삶을 살까 합니다.
선생님께 너무 죄송합니다.
하지만 뜻을 이대로 움켜쥐고 살기에 세상은 만만치 않고
아무도 알아주는 이가 없고 아무도 저에게 오는 사람이 없어
저는 아예 아침에 결단했습니다.
이제 후신라조선 제2 자유 대한은 대한민국에 항복합니다.
이제는 아무 미련이 없습니다.
영원히 후신라 왕조를 폐지합니다.
저도 베드로 1세라는 큰 소유를 가슴 깊이 묻고
보통의 평범한 대한민국 시민으로서 선생님의 꿈을 응원하겠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산다는 것이 힘들어도 이제는 다시 시작할 자신이 있습니다.
장애인에게 시집을 올 사람이 없기에 우선 제 병부터 고쳐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저는 헛된 꿈을 영원히 정리했습니다.
이제 다시는 그런 헛된 짓을 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어떤 글에서도 일기장에서도
금강이라는 연호를 쓸 일이 없을 것입니다.
이제 후신라조선의 군주제를 폐지하고 대한민국 시민으로 새 삶을 살려 합니다.
제가 못났어도 용서해 주십시오.
너무 늦었지만 이제라도 결단하니 마음이 편합니다.
이제 마음이 후련합니다.
혼자 중얼거리는 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이 황제 자리에서 뛰쳐나와
부모님과 동생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자식, 부끄럽지 않은 형이 되어
부모님께 효도하고 대한민국 사회에서 쓸모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뒤돌아보니 저는 쓸모없는 장애인이었습니다.
돌아보니 따라오는 이 하나 없고 저는 오히려 따돌림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 시골에 이사와서 저는 많이 생각했습니다.
정치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구나,
군주 자리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 의견을 들어주는 사람 하나 없어서
이제 외롭고 쓸쓸한 인생에 지쳐서 이런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대로 살다가는 외롭게 죽을 것 같아서 이런 결단을 했습니다.
이제 큰 소유를 십자가 앞에 내려놓고 저는 대한민국 시민으로 돌아갑니다.
16년 동안 저를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저는 사탄의 왕관을 영원히 벗었습니다.
사탄의 왕관을 벗어던지고 대한민국의 시민으로 살려고 합니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하지만 저 같은 장애인의 의견을 아무도 들어주는 이가 없어서
저는 아무래도 이대로 있다가는 소리없이 매장될까봐
두려워서 그런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외롭고 쓸쓸하고 괴로워서 이제는 어렵게 결단했습니다.
오늘에야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서
이제 저는 황제 베드로 1세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아들 김장수가 되려 합니다.
그 동안 저를 사랑해준 친구들 곁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저는 이제 그런 결정을 이미 하였고
컴퓨터에 있던 가계도와
방에 있던 후신라왕조의 모든 것을 정리하였습니다.
이제 모든 헛것들을 아궁이에 던져버릴 생각입니다.
이미 마음의 결심을 했습니다.
곧 성당에 가서 헛된 꿈을 던져버렸다고 고해성사를 드릴 생각입니다.
이제 저는 대한민국의 국민입니다.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한 부모님의 아들로서
저는 새로운 인생을 살려고 합니다.
선생님, 죄송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또 뵙겠습니다.
2024년 2월 15일
발렌타인 데이를 지나
어렵게 오늘 새벽에 결단을 내려
가짜 황제의 꿈을 벗어던진
한 애국청년 선생님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