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피해자(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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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피해자 45(마지막회)
여생을 보람 있게태홍은 그 후 핏케언 섬에서 환경 보호 연구를 하며 지냈다. 어느덧 할머니는 111세, 아버지는 109세,어머니는 120세를 장수하시다가 돌아가시고, 아내는 102세를 향수했다. 태홍도 많이 늙었다.그의 두 아들도, 영석도 태영도 늙었다. 이제 핏케언 섬은 아이들이 많아진 섬이 되어, 활기차고 아름다운 섬이 되었다.인구는 어느덧 240명이나 되었지만, 공항은 짓지 않았다. 비행기 소음 때문에 환경이 파괴될 것을 우려한 결정이었다.태홍은 80세에 ‘핏케언 제도 지킴이’ 회장직에서 물러났고, 장남 상명이 회장직을 이어받고,핏케언 섬은 옛날보다 많이 발전했다. 부두도 정비되었고, 대형 선박이 핏케언에 정박하게 되었다.하지만, 태홍의 나이 113세에 대한민국이 소멸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한국에 ..
2024.06.09 -
사회의 피해자 44
뒤돌아보지 않고 앞만 보고민 모씨의 발언에 대한 비난을 넘어 우리 사회 전체를 돌아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사회비평가는,“민 모씨의 발언에 대해 ‘용접공이 얼마나 돈을 많이 버는지 아느냐’는 비난이 나왔지만,이는 결국 민 모씨의 차별적 인식과 본질적으로 똑같은 인식이다.사람들은 노골적으로 얘기하진 않지만 ‘서열’을 믿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그것이 제일 잘못된 악습인데도 한국은 그것조차 고치지 않다가 패망 일보 직전이다. 모 대학 사회학과 교수도“민 모씨는 다들 쉬쉬해 오던 진실을 말해 공적이 돼버린 것이다.우리가 마주할 수 없을 정도로 참혹한 현실과 추한 욕망을 꺼냈기 때문이다.그런 얘기를 직접 꺼내는 것은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기에 아무도 말하지 않지만, 현실은 이미 완전히 어긋나 있지..
2024.06.09 -
사회의 피해자 43
쉬쉬하던 ‘참혹한 진실’“우리 사회 근본적으로 돌아보자”라는 소리도 컸지만, 이미 대답 없는 메아리가 된 지 오래였고,능력에 따른 불평등이 정당화됐지만, 사실 학력엔 개인의 노력보다 ‘배경’이 더 많이 작용했었다.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월평균 소득 3500만 원 이상 가구는 학생 1인당 사교육비로 월평균 100만 5000원을 썼다.월평균 소득 200만원 미만인 가구는 11만 3000원을 썼다. 능력을 발휘할 기회 자체가 불평등하게 배분되는 셈이다.한국은 이제 패망 직전이었다. 한 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 연구팀의‘대학진학에서의 계층격차: 가족소득의 역할’에 따르면 4년제 대학 진학률은 저소득층이 2%, 중간층 7.5%,고소득층 90.5%로 차이가 났다. 성적이 똑같이 상위권이더라도 고소득층은 99...
2024.06.09 -
사회의 피해자 42
학력과 시험 문제이러한 문제는 특히 ‘학력’과 ‘시험’에서 강하게 드러났다. 한 사회비평가는“한국 사회에서 시험 성적은 ‘한 사람의 능력을 측정하는 절대적 장치’로 제도화됐다.수능 성적으로 학벌 피라미드를 세우고,이른바 ‘학벌 훌리건’까지 등장할 만큼 학벌을 절대적 가치로 여기게 됐다”고 지적했다.저학력자를 향한 혐오는 이미 악화되었다. '지잡대(지방 잡 대학)', '국평오(국민 평균은 5등급)','지균충(지역균형선발전형 입학 학생을 벌레로 비유하는 말)', 'X반고'는 이미 옛말이 되었고,‘우리는 이제 끝났다’라며 자조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2024.06.09 -
사회의 피해자 41
핏케언 부두 정비 그 후핏케언 섬은 부두 정비 작업에 들어갔다. 영국 건설사가 이 일을 맡았고, 설계는 서영석과 미국 건축사가 맡았다.바다에 시멘트를 붓고 철근 콘크리트로 지탱하여, 대형 선박이 정박할 수 있게끔 설계를 철저히 했다.그렇게 낡은 부두는 새롭게 단장했고, 2046년 12월 24일에 완공되었다. 어느덧 크리스마스 이브였다.핏케언 주민들은 잔치를 벌였다. 그 잔치에서 태홍이 말했다.“완공을 축하하기 전에 한 말씀 드리려 합니다. 한국에서 한 수학 강사가 망언을 했습니다.”그 망언은 다음과 같다. 예를 들면,“6등급은 용접을 배워서 외국에 가야 돼.”한국에서 한 스타 수학 강사의 발언이 사회의 공분을 불렀다.수학 강사 민 모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수험생들의 고민 상담을 하다가“수학 가형 6등..
2024.06.09 -
사회의 피해자 40
태홍의 결심, 그리고 싹트는 반한(反韓) 감정태홍은 그 말을 들은 후 한국과의 전쟁을 앞두고 준비를 했다. 도선열 사건을 태영에게 듣고 격분한 태홍.“이제부터 한국과 핏케언, 아니 헬조선과 전 세계 지구촌은 적이다. 한국 대통령한테 가서 그렇게 전하라 그래!”태영은 걱정스러운 말투로,“자네, 진심인가?”태홍의 결심은 이미 굳었다.“진심이야!”그렇게 소리친 태홍. 놀라는 태영과 영석. 얼마간 침묵이 흐른다. 얼마 후 도태영이 침묵을 깬다.그들이 태어났던 조국을 경멸하며 하는 말,“이제 한국은 끝났어. 다시는 한국인과 말도 하기 싫어. 도대체가 콧대가 세서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아.”그 말에 영석은,“한국 사람들, 너무한 것 같아. 꼴도 보기 싫어. 아무리 내 고국이라지만,너무나도 잘난 체를 심하게 하면서 ..
2024.06.09 -
사회의 피해자 39
도선열의 분노선열은 한국 병원의 부당한 행위들을 전 세계에 폭로했다. 2044년 12월 30일,선열은 그 날 오전 영국 BBC 라디오에 출연해 병원 측과의 갈등,열악한 한국의 응급의료 환경 등을 폭로하며 사의를 표명했다. 선열은 “이제 저는 그냥 조국 없는 난민의 삶을 살겠습니다. 저도 이제 모르겠습니다. 어찌해야 할지….”그리고 이렇게 덧붙였다.“이번 생은 망했습니다. 완전히.”라고 말했다. 그는 보건복지부 측에 예산 문제로 공문까지 보냈다며“지난해 저희한테 일본인 진료를 거부하라는 조침이 내려왔습니다.그러면 일본인 환자들을 치료하지 말아야 하는데, 말도 안 되는 일 아닙니까?”라고 되물었다. 이어“간호사들이 저하고 같이 진료를 하다가 해고되고, 어떤 간호사는 병원장의 폭행으로 유산하고 그랬습니다.그러..
2024.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