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탈출 7(마지막회)

2024. 2. 11. 16:05소설 모음

직장에서 자연으로

65세가 될 때(2058)까지 정지현은 열심히 일했다. 과장으로 승진했지만,

이제 할 만큼 했으니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정년퇴직 후 고향 의성으로 간 정암(淨庵) 정지현과 그의 아내는 어느덧 통일 한국의 자랑스러운 국민이 된 지 오래였다.

그리고 우연인지 신(神)의 은총인지 부모님은 살아계셨는데, 아버지는 98세, 어머니는 96세였다.

그 후 다인면에 정착한 정지현은 농사일과 과일나무 돌보기를 생업으로 삼게 되었다.

컴퓨터로 농업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고, 이따금씩 읍내에 가서 편리한 농기구와 먹을 것을 장만해 오곤 했다.

그리고 자식들을 대학에 보낸 덕분에 취직을 하고 손주들이 늘어 손주가 6명이나 되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102세에, 어머니께서 110세에 돌아가시자,

갑자기 쇠약해진 정지현은 어느덧 늙어버린 자신과 아내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

얼마 후에는 아내마저 89세에 세상을 떠나 정지현은 급속도로 쇠약해졌다.

자신이 천국에 갈 때가 오자, 정암(淨庵) 정지현은 유언을 남겼다.

“정말 후회 없는 일생이었어. 아무 걱정 말고 잘 살아야 해. 정말 모두에게 고마웠어.”

향년 91세. 2084년 12월 22일에 정암 정지현은 세상을 떠났다.

자식들은 그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자손 대대로 착한 일을 하면서 살았고, 증손자가 노벨 문학상을 받고,

외손자는 통일 한국의 국무총리가 되었다. 정암 정지현은 그렇게 갔지만,

아무 욕심도 없이 착한 것을 추구하는 정신만큼은 우리들의 가슴 속에 길이 남을 것이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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