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7. 6. 11:55ㆍ소설 모음
소설
따돌림 때문에
堂井 김장수
어떤 아이가 엄마한테,
“엄마, 친구들이 자꾸 때려요.”
따돌림에 아픈 아이가 있었다. 그 이름은 정경수.(2006년생)
어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다.
하지만 또래보다 발달이 늦다는 이유로 오랜 시간 학교폭력을 당해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또래 아이들은 경수를 멍들도록 이빨로 물고, 선명하게 손톱자국이 나도록 할퀴고,
넘어져 쓸린 자국이 있는데다, 집단 구타는 예사였다. 심지어 따귀까지 때렸다.
심지어 선생조차도 구타에 가세했다. 교장한테는 주먹으로 머리를 세게 맞았다.
어머니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들이 당한 따돌림의 흉터를 발견한 건
경수가 초등학교 2학년의 어느 날이었다. 조금 느릴 뿐이라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게 된 것을 안 경수 어머니의 마음은
찢어지는 것 같이 아파 가난을 원망할 수밖에 없었다.
“제가 해 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서 미안하고, 한스러워요.”
학교 얘기만 나와도 두통과 구토를 병행할 만큼 몸과 마음에 심한 상처를 받은 경수.
9살(2015년) 때 스트레스성 통증이라는 결과와 함께 지적장애 3급을 진단받았다.
그 어린 나이에 학교폭력을 말도 못하고 견뎌, 지금은 또래보다 2살 어린 경수였지만,
꾸준한 치료가 없다면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는데,
그러나 기본적인 생활비도 모자란 경수네 형편에 치료비는커녕 생활비도 모자랐다.
“경수한테 죄가 있다면 가난한 엄마를 둔 죄 아닐까요?”
이런 식의 절규이건만 듣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 학교폭력을 학교에 알려도 학교는 마이동풍에다 철저히 무사안일주의, 철저히 천하태평이었다.
그 학교 교장선생님이 한 말,
“아직 어린 아이들끼리 단순히 장난을 쳤을 뿐이니까 그냥 넘어갑시다.”
라는 안일한 대응은 경수 어머니를 좌절하게 만들었다.
“장난이라고요? 우리 경수가 장애인이 되었다고요!”
“분명히 말합니다. 그냥 넘어갑시다. 예? 아이들끼리 그럴 수도 있지…….”
완전히 말이 통하지 않았다. 다른 기관이나 학교에도 도움을 요청했지만, 마찬가지였다.
거기다 선생들은 경수한테,
“네가 이러면 이럴수록 학교폭력은 더 심해져. 그러니까 그냥 그러려니 하자, 응?”
“이겨내는 거야. 너라면 잘 할 수 있어. 그냥 그렇게 살다가 간다고 생각하자, 파이팅!”
“지금까지 잘 해 왔잖아. 앞으로도 잘 할 수 있을 거야. 견뎌내자, 응?”
“다른 아이들은 다 장난으로 여기는데 왜 너만 과민반응이니?”
이러면서 수습과 학교 이미지 관리에 급급했다. 경수를 위할 마음은 아예 버린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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