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0. 25. 04:22ㆍ소설 모음
◆KAIST에 입학하다
세아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동혁은 더 큰 꿈을 꾸기 시작했다.
학부에서 배우지 못했던 부분들을 더 세부적으로 공부하고 싶어서 대학원 진학을 결정했다.
물론 어릴 적부터 선망의 대상이었던 KAIST에서는 현실적으로 최상의 연구 성과를 낼 수 있는 학교인데다가
등록금, 군 입대 등 자신에게 큰 부담이었던 문제들까지 해결할 수 있는 곳이라서 스스로 지원했다.
하지만 KAIST 랩에 대해 조언해 줄 사람이 주변에 별로 없어서 학교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관심 있는 학과와 연구실을 일일이 조사했다. 원론적이고 근본적인 탐구를 하면서도
실용적인 것과 동떨어지지 않는 연구를 하고 싶었다.
신호, 영상, 음성, 등의 분야를 연구하는 전기 및 전자공학과의 수암(修菴) 장형윤 교수님 랩 홈페이지에 들어가
첫 화면을 본 순간,
‘아, 내가 찾던 곳이구나.’
하며 생각했다. 이 랩에서 동혁은 자신을 학생으로 받아준 것이 자신의 인생에 큰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얼마 후 장형윤 교수한테 연락이 왔다. 기뻐서 달려간 동혁. 동혁을 반긴 사람은 역시 장형윤 교수였다.
장 교수는 동혁에게,
“이렇게 대학에 졸업하고 이렇게 만나 보는군. 그래, 자네는 원래 무엇을 했나?”
“저는 자동차 정비공 아르바이트를 하는 특성화 고등학교 출신입니다.
하지만 수능에서 만점을 받고 세아대학교에 입학하여 학사 학위를 땄습니다. 저는 KAIST에 입학하고 싶습니다.
한국 과학을 빛내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다 하겠습니다.”
동혁의 정성의 감동한 장 교수. 얼마 후 결단에 찬 장 교수의 음성.
“자네의 의욕에 감탄했네. 길을 찾아보겠네.”
“감사합니다! 교수님! 이제 KAIST에 입학하는 거죠?”
“그럼. 입학할 수 있지, 대신 자네, 열심히 할 거지?”
“물론이죠!”
그 때 동혁은 이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뻤다. 동혁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잘 하고 싶다는 성취욕이
출세의 문을 활짝 연 것이다.
2017년에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석사과정에 진학하여 7년여의 재학기간(석사 2년, 박사 5년) 동안
교내 연구 실적평가 최우수상, 삼성 휴먼테크 논문대상 대상,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어릴 때 동경했던 곳에서 공부하게 된 경험과 기쁨을 떠올리면서
지금 하는 것이 얼마나 동혁에게 잘 맞고 재미있는 일인지를 동혁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연구하는 과정에서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결국엔 그것을 이겨내고,
연구 후 성과가 나오고 그것을 해외 학회에서 발표하고 인정받는 경험들이 쌓이면서
연구를 좋아하게 되고 즐기게 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