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영재가 조국을 떠나기까지 14

2024. 12. 3. 22:01어느 영재가 조국을 떠나기까지

노벨상 시상

세월은 유수와 같이 흘러 208676, 나도 노벨 화학상을 받게 되었다.

스톡홀름의 시상식에서 왕의 손에 들린 노벨상 상장, 금메달을 손에 쥐고 악수를 하는 순간, 나는 너무 기뻤다.

그 동안 연구소에서 기초과학이나 가장 중요한 발견을 할 수 있을 만큼 열심히 노력한 대가가 이것이라니, 정말 기뻤다.

상금은 통장에 보관했다. 어느덧 결혼도 하고, 아이들도 낳았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입국이 금지되었다.

이유는 노벨상을 탔으니 한국에는 절대 오지 마라’, ‘군대 가기 싫어서 미국에서 노벨상 타고 거들먹거리는 놈이

말 한번 더럽게 많다는 그 이유였다. 다른 나라는 선진적 연구 문화가 꽃을 피우는데,

유독 한국에서만 후진적이고 권위적인 연구만을 고집하는 것이 나는 싫었다.

정상적인 과학연구라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장기·안정적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대학 연구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확대하며, 민간 주도의 연구 문화를 구축해야 하는데,

유별난 또라이 나라 한국만 꼰대적인 문화를 고집하고,

한국 연구실 특유의 꼰대문화를 타파할 마음 따위는 버린 지 오래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고집이 세고 옛 방식을 철저히 고수하고 있으며,

날보고 별 미친 놈 다 보겠네이딴 소리를 지껄여도 대항할 수 없으니, 이래가지고는 대한민국의 패망은 시간문제다.

정말 이런 우리끼리문화가 한국을 지배한다면, 미래의 대한민국에는 과연 몇 명이나 살아 있을까.

아니, 아예 소멸될 것이다. 아주 잔인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