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영재가 조국을 떠나기까지 15(마지막회)

2024. 12. 3. 22:02어느 영재가 조국을 떠나기까지

에필로그

나는 대한민국이라는 위대한 나라에서 태어나 노벨상을 타고 과학에 힘쓰고 싶었다. 하지만 한국은 이를 가로막고,

옛 습관을 철저히 지키며, 나 같은 영재들의 꿈을 철저히 짓밟고 있는 나라가 된 지 오래다.

이런 나라를 버리고 떠나 행복하게 살고 있으니, 지금쯤 한국은 어떻게 변해가는지 이제는 궁금하지도 않다.

내 나이 80. 이제는 손주들의 재롱을 볼 나이다. 아들 넷, 딸 둘, 손주는 무려 열둘이다.

내 연구는 또 다른 기초 과학이 되어 나를 즐겁게 해 준다. 하지만 조국에 슬픈 소식이 들려왔다.

대한민국이 소멸했다는 소식이었다. 그 이유는 인구 과소 현상 때문이었다. 나는 이제 늙었다.

이제는 나 혼자만의 꿈이 이루어지자, 동료 한인 과학자들은 난민이 되어버린 한국인들에게 온정을 베풀었지만,

나는 그들과의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소외감을 느꼈다. 이제 대한민국은 패망했다.

그렇게 외길 고집으로 비겁하고 치사하게 굴더니, 정말 용기 참 가상하다. 꼴좋다고 말할 가치조차 없다.

나의 꿈이 짓밟혀서 떠난 내 조국, 이제는 사라진 내 조국. 이 나라는 회복 가망이 없어 망한 것이다.

그런 나라에 태어난 그 자체가 창피스럽다. 대한민국, 안녕. 나는 노벨상을 탔다. 하지만 너희는 골든타임을 영원히 놓쳤다.

너희끼리 잘들 해 봐라. 나는 내 뜻대로 살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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