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영재가 조국을 떠나기까지 12

2024. 12. 3. 21:58어느 영재가 조국을 떠나기까지

왜 이런 이벤트를 했을까?

듣자하니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로 꼽히는 매사추세츠공대(MIT)가 매년 개최한다는

'피아노 부수기' 이벤트가 떠올랐다. 왜 그랬을까? 오리엔테이션 강의 후 최종 수강 과목 확정 전에 벌어지는 이 이벤트는

실제로 건물 옥상에서 피아노를 던져 버리는 행사였다. 오래전 한 학생이 듣고 싶은 강의가 없다며

장난삼아 피아노가 떨어져 부서지는 과정에 대해 연구하고 싶다는 제안을 했고,

학교 측이 대담하게 이를 수용하면서 생긴 행사라고 한다. '어떤 주제든 하고 싶은 연구는 다 해보라'

자유, 창의, 도전, 독창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미국식 연구 문화의 한 특성이다.

반면 ICT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는 자칭 선진국 한국에선

아직도 실패를 두려워하고 성과만 생각하는 연구 문화가 대학원은 물론 학부생까지 굳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데,

피아노가 아니라 더 비싼 샹들리에, 아니면 권위적인 어른들의 동상도 뽑아서라도

던져 버릴 수 있도록 허용하는 한국 대학이 나오면 어떨까?

쓸데없는 권위를 내려놓고, 나이, 세대, 기수 불문 평등한 토론을 통해 연구를 개척해가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노벨상, 아니 그것보다 더한 위대한 연구 업적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러나 이미 그런 문화는 한국에서는 아무도 수긍하지 않는다. 나 효암(曉巖) 이현국, 나는 그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난 정말 비겁한 한국인의 얼굴에 침을 뱉고 싶다. 기초과학도 멸시하는 한국에는 노벨상을 받을 자격도 그럴 희망도 없다.

헬조선은 정말 절망적이다. 이 헬조선은 애초부터 독립 따위 하지 말았어야 했다.

이러려고 독립했는가 하는 자괴감이 든다. 너무 창피하다.

노벨상 하나만 바라보고 사는 나에게는 대한민국의 연구실의 실체는 너무나도 가혹한 현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