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13. 15:36ㆍ소설 모음
새로워라 우리들의 꿈
여기에 나온 어떠한 이름이나 지명은 다 가명이다. 미리 밝혀 둔다.
그리고 나는 정말이지 어렵게 소설을 발표한다. 정말 국민여러분께 죄송하게 생각한다.
1편
어두운 밤이다. 어두운 밤에 한 행인이 걷고 있다. 그것도 주머니에 손을 꼭 넣은 채로.
그 행인의 이름은 경수. 경수는 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했지만,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아서 겨우 어느 중소기업 일자리를 얻어
그저 그런 대로 견실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의 곁을 항상 지켜 주는 사람은 아내인 미경.
미경은 여자 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했으나, 집안 형편이 어려워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경수와 결혼했다.
경수와 결혼하여 네 아이의 엄마가 된 미경. 아이들을 키우느라 제대로 된 일자리 하나 구하지 못했다.
경수는 서른다섯, 미경은 서른 셋. 이제는 희망을 포기할 법도 한데
그들은 절대로 포기하는 법 따위는 없었다. 아니, 애초부터 포기 같은 건 몰랐다고나 할까.
장남 덕호는 열두 살, 큰딸 수혜는 열 살, 차남 덕문이는 일곱 살, 막내딸 지혜는 네 살이었다.
이 네 명의 아이들과 경수, 미경과 어머니를 합해 총 일곱 식구가 단출한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었다.
어느 날, 경수는 미경에게 한 마디 충고를 했다.
"당신, 앞으로는 새롭게 각오를 해야 해. 세상은 더 험악해지고 살기 어려운 세상이 될 거야.
그런 상태에서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우리는 인생을 포기하면 안 돼.
우리마저 포기해 버리면 세상은 어떻게 되겠어? 우리, 항상 정신 차리고 살자. 아이들을 위해서도 포기하지 말고,
흔들려서는 안 돼. 당신, 무슨 말인지 알겠지?"
미경도 단단히 각오를 한 모양이다.
"좋아. 당신이 원한다면 나도 각오는 되어 있어."
경수가 걱정하는 말투로 툭 던지는 말,
"당신, 요즘 이상한 사람들이 무슨 교회 가자고 안 하던?"
"그저께 어떤 사람들이 와서, 설문지 하나만 작성하자고 조르기에 정중히 사양하고 돌려보냈어."
"당신, 그런 사람들에게 절대 속으면 안 돼. 그들은 사이비 교회야. 우리는 그들 없이도 행복하게 살 수 있어.
이상한 사람들 따라가서는 안 되고, 그들 말도 듣지 마. 나는 당신이 사이비 종교에 빠질까 걱정돼."
"당신은 언제나 각오를 하는 듯이 말한단 말이야."
"이렇게라도 안 하면 제정신을 유지하지 못하니까 어쩔 수 없잖아."
"좋아. 당신 말대로 할게. 저들 말은 무시하고 아이들을 위해 정신을 차리고 살아가겠어."
"정말 고마워. 우리 다시 시작이다!"
경수는 이렇게 말하면서 미경의 볼에 뽀뽀를 한다. 그리고 현관에서 신발을 신고 현관문을 연다.
"당신, 어디 가려고?"
"장인어른이랑 장모님께 인사드리고 올게."
"길조심하고, 일찍 와야 해. 술도 마시지 말고."
"고마워. 사랑해."
경수가 막 문을 나서려는 순간, 어머니가 한 마디 하신다.
"경수야, 차 조심해라."
"예, 어머니. 걱정 마세요!"
집을 나서는 경수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미경의 걱정이 앞선다.
바깥에는 가을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며 휘날리고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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