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15. 08:35ㆍ소설 모음
2편
가을바람이 차게 불고, 낙엽이 떨어질 때마다 경수는 겨울이 다가왔다는 것을 대충 느꼈다.
장인 장모님께 다녀오는 길은 너무 서글프고 외로웠다. 미경의 부모님을 만나러 가는데도 너무 추웠다.
가는 길에 시장에 들러 사과와 귤을 사가지고 장인 장모님께 간다. 어느덧 미경 부모님의 집.
"김 서방 왔나?"
"장인어른, 장모님, 안녕하신지요?"
"김 서방이 올 줄 알고 있었네."
"집사람이 전화했나요?"
"그럼. 자네가 미경이한테 이상한 종교에 빠지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지 않았는가."
"장인어른, 장모님. 제가 사과랑 귤을 사왔거든요. 드세요."
"고맙기도 하지. 우리 같은 사람들을 잘 챙겨주니, 너무 고맙구먼."
"그렇소. 당신이 사람 잘 봤어."
장인어른은 사위를 칭찬하시면서 이렇게 말했다.
"자네, 덕호랑 덕문이랑 수혜랑 지혜는 잘 지내는가?"
"네, 잘 있습니다. 집사람과 어머니도 잘 있고요."
처음 경수와 미경이 만났을 때 미경 부모님은 뜻이 맞아 부친이 없는 경수를 데릴사위로 데려왔다.
경수 어머니께 잘 말씀드린 다음에 결혼시킨 것이다. 반대하는 사람은 뭐랄까, 없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자네 형편은 어떤가?"
"잘 지내고 있습니다."
장모님이 걱정스럽게 말씀하시기를,
"우리 미경이 잘 부탁하네. 우리 미경이가 외동딸인데다, 이상한 교회 사람들이 자꾸 미경이한테 찝쩍대서 큰일 났어."
"그래서 집사람한테 몸가짐을 잘 하라고 신신당부했으니, 잘 될 겁니다."
"그래. 잘 부탁하네. 미경이는 외동딸이니, 자네는 우리 집 자식이나 다름이 없어. 고맙네."
"감사합니다."
장인어른이 말씀하셨다.
"자네, 미경이 잘 부탁하네. 자네는 이제 가장이니까. 참, 자네 어머니께도 잘 해 드려야 도리가 아니겠나."
"알겠습니다. 이 험한 세상, 우리마저 포기해 버리면 아이들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우리 부부는 정신을 차리고 살아갈 겁니다."
"고맙네. 역시 자네답구먼."
장인어른은 경수의 손을 꼭 잡는다. 그 손에서 온기가 느껴져 슬픈 마음을 녹이고 있었다.
한편, 미경이네 집은 사이비 교회 사람들이 찾아와서 포교활동을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에 속아 넘어갈 미경이 아니었다.
"OO교회에서 나왔습니다. 설문지 하나만 작성해 주실 수 없을까요?"
"죄송하지만 저희는 다른 교회 다녀요."
"아, 그래요? 그럼 딱 한 번만 저희 얘기를 들어 주세요, 네?"
"안 됩니다. 나가 주세요."
그러고 미경은 문을 잠가 버린다. 그리고 혼자 중얼거린다.
"주님, 우리에게 평안을 주세요."
미경은 걱정이다. 그 사람들이 또 올까봐 걱정이다.
"에미야, 그 OO교회 사람들이 또 왔구나. 그 사람들은 들여보내지 말거라. 조금 이상한 교회 같으니까."
"알겠어요, 어머님."
미경은 학교에 간 아이들 걱정이 앞선다. 잠시 후, 덕호와 수혜가 덕문이를 데라고 왔다. 덕호가 하는 말,
"엄마, OO교회 아줌마들이 우리보고 그 교회 다니래요.
안 다닌다고 했더니 덕문이를 꼭 잡고 놓지 않으려는 거예요.
마침 지나가던 경찰 아저씨들이 와 주셔서 OO교회 아줌마들과 실랑이를 벌였어요.
그래서 이 틈에 우리 셋이 도망쳐 나온 거예요."
미경은 철렁히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그 OO교회 아줌마들한테 안 넘어간 것이 다행이구나. 너희 아빠 오시면 알려야겠다,
그리고 그 교회에는 절대로 다니지 말거라. 알았지?"
"네, 엄마. 절대로 OO교회에는 다니지 않을게요. XX교회에만 다닐 거예요."
미경은 OO교회에 대해 끔찍하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경수가 알면 얼마나 걱정할까 가슴을 쓸어내리며 기도한다.
"주님, OO교회는 이단인데 우리 아이들에게 끔찍한 짓을 했습니다. 부탁이오니
우리 아이들과 가족 모두가 사이비 신앙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그들로부터 우리를 지켜 주세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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