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3. 16. 14:25ㆍ소설 모음
한 대학교수가 말하기를,
“장경일 군, 이제는 취직이라도 해야지. 언제까지 싸움질에 매달려 살 거야?
그렇게 학교 이미지를 실추시키면 안 되는데….”
“저는 권투가 좋아요. 권투야 제가 조심하면 되지 않을까요?”
“내 말 들어! 적당히 해야지. 장경일 군이 취업을 해서 우리 학교가 원하는 인재로 사는 것이 우리들의 소망이었는데,
내가 몇 번 주의를 줬지? 줬어, 안 줬어?”
“저는 권투가….”
이 말이 끝나기 전에,
“묻는 말에나 대답햇!”
경일은 이 말에 속으로는 이를 갈았다. 마지못해 한 대답은,
“…주었습니다.”
“그럼 괜찮은 회사에 취직해서 우리 학교를 빛내야지.
다른 학생들은 경일 군처럼 살지 않고 열심히 취직 준비를 하는데, 경일 군만 그렇게 살고 말 건가?
다른 사람들처럼 취직해서 부모에게 효도해야지. 그래, 안 그래?”
“하지만 제 부모님께서는….”
“그래, 안 그래?”
“제 얘기를 들….”
“그래, 안 그래?”
“저는 권투가…”
“그래, 안 그래?”
대학교수는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인다.
평소 경일이 하는 행동을 언짢게 바라보던 그들은 경일이 원하는 길을 가게 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이제 경일은 그 대답이 귀찮게 들린다. 결국,
“안 그래요!”
이 말에 대학교수는 분노하며 경일의 따귀를 때린다.
“건방진 새끼! 넌 이제 대학에서 퇴학이야!”
이를 들은 다른 대학교수도,
“너 언제 인간 될래? 나는 인간 안 된 놈은 제자로 안 삼아.”
또 다른 대학교수는,
“그냥 잘못했습니다 그러는 게 그렇게 어려워?”
경일은
“저는 제 갈 길을 가겠습니다. 저를 환영해 주실 줄 알았는데, 제가 금메달 좀 따오는 것이 그렇게 미웠나요?”
경일은 대학에서 보이지 않는 ‘인민재판’ 방식의 강압적인 교육 시스템이 싫게 느껴진다.
경일의 이 말에 결국 교수 휴게실은 싸늘하게 얼어붙었고, 대학교수의 한 마디,
“자퇴서 쓰고, 가!”
경일은 결국 교수 휴게실을 말없이 나가 버린다. 그 후 대학 자퇴서를 쓰고 제출한 다음, 교회에 갔다.
그렇게 경일의 대학 생활은 끝났다. 하지만, 교회에서도 냉대는 마찬가지였다.
교회 성도들은 아무 말도 없고 심지어 외면하기까지 했다. 경일은 교회에서도 환대받지 못한 채 말없이 나갔다.
그렇게 경일의 신앙생활도 끝났다.
대학에서도, 교회에서도 극심한 차별과 괴롭힘, 그리고 거절과 회유와 설득에 시달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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