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선이의 꿈 5

2024. 6. 18. 14:10명선이의 꿈

절연

한편, 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명선이 아버지는 분노와 증오를 삭이며 술을 마신다.

그 동안 갖고 있었던 딸자식에 대한 기대가 완전히 깨지는 순간이다.

씨발…….”

하고 한바탕 욕을 하고서는,

이런 개 같은 년 같으니라고! 씨발, 부모 시키면 시키는 대로 무조건 따라야지, 왜 개지랄이냐!

이런 개 씨발년 같으니라고…….”

하고 뇌까리며 명선이에 대한 분을 삭인다. 그것도 소주를 마시면서.

삼남매 중 막내딸이 자신을 배신한 것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았다.

너무도 취하여 퀭한 눈에는 분노의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명선이 아버지는 분노와 슬픔을 감추지 못해 절규하고 만다.

딸자식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가슴 깊이 품은 채. 11시에 집에 돌아온 명선이는 깜짝 놀란다.

부모님이 명선이 이삿짐을 싸고 계신 것이었다. 아버지는 명선이를 보자마자,

이제는 집에 올 생각도 하지 마라!

평생을 축구도 못 하게 된 거 삐치고 고집 부리고 그렇게 살 거면 이 집에 올 필요는 없어! 난 널 의사로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축구 못 하게 한 거야! 분수를 알고, 참고 이겨내며 의사가 되는 거, 나는 보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그 기대는 깨졌어! 이제 나는 나 하고 싶은 대로 살겠다! 네 오빠들을 봐라.

의사가 되겠다고 열심히 공부하는데, 너는 네 오빠들 발톱의 때만도 안 돼! !”

하는 것이었다. 엄마도,

네 오빠들을 봐라. 공부 열심히 하고 열심히 사는데 너만 왜 이 모양이냐?”

그렇게 거들었다. 그리고 명선이에게 참아온 분노가 폭발한 아버지. 참고 참았었는지 그 분노가 폭발하고 만다.

넌 너대로, 우리는 우리대로 좆 꼴리는 대로 살면 돼! 이제 너는 없는 년이얏! 씨발년아, 네년이 씨발, 사람이냣!

의사가 되어 달라는 부모 말을 네년이 들었으면 좋게 끝났어! 그런데 뭐, 축구선수? 하하, 지랄하지 말라고 해!

개좆같은 축구 하지 말라면 아빠 말 들어야 할 것 아냣! 아아악!”

아버지는 손에 잡히는 대로 던지며 쌍욕을 미친 듯이 퍼부어댄다. 미친 듯이 괴성도 질러댄다. 어머니도 겁에 질려 거든다.

명선아, 얼른 아빠한테 잘못했다고 빌어!”

하지만 이제 명선이는 확고하다.

빌지 않겠어요! 저 이제 축구 다시 할래요.”

그 말을 들은 아버지는,

그래, 축구 실컷 해! 야 이 개좆같은 년아, 의사가 되라면 의사가 되어야지, ? 축구선수?

개소리 하지 말고 이 집에서 꺼져! 이 개 씨팔년앗! 아아악!”

하고 욕지거리를 퍼붓는다. 확실히 아버지는 그 사건 이후 정신병자가 된 것이었다. 명선이는 말없이 짐을 꾸린다.

통장과 용돈을 챙기고 신분증도 챙긴 건 부모도 이제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아버지는 문을 박차고 나가 버린다.

또 술 마시러 갈 생각이었나 보다. 이웃인 창수네는 그 동안 명선이가 버린 축구에 관련된 것들을 잘 보관하고 있었다.

명선이가 오면 줄 생각으로 가지고 있었다. 명선이가 창수네로 오자, 반갑게 맞아 주며,

명선이 네가 웬일이냐?”

아줌마, 저 축구 다시 할래요."

그래, 잘 되었구나. 훌륭한 축구 선수가 되렴. 네 아빠는 앞으로 오래 못 갈 것 같구나.”

그러면서 명선이의 꿈이 담긴 물건들을 이삿짐에 싸 주신다. 이웃의 마지막 온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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