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선이의 꿈 4

2024. 6. 18. 14:06명선이의 꿈

다시 찾은 꿈

다음 날, 명선이는 축구에 관련된 용품들을 모두 버렸다. 그리고, 아침을 먹고 학교에 가는 명선이의 마음은 착잡하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풀이 죽은 목소리다. 축구를 하기 전에는 활기찬 목소리였는데,

이제 다시는 활기를 찾을 수 없게 된 명선이에게 이제 어서 빨리 부모에게서 독립하는 것만이 유일한 소원이 되었다.

학교에 들어선 명선이를 본 선생님의 목소리는 반갑다.

안녕?”

그러나 명선이는 힘없는 목소리로,

.”

하고 대답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기운 내, 명선아. 그런다고 세상이 달라지지는 않아.”

그러자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눌러야 하는 자기 자신이 명선이는 싫다.

분하지만 선생님의 따귀를 때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기에 명선이는 맥이 없고 슬픔에 잠긴다.

슬픔을 억누르고 자리에 앉는 명선이.

이제, 과학 책을 펴도록 해요.”

책을 펴 공부하는 명선이 눈가에는 눈물이 고이고 급기야 뺨에 흐른다. 그 눈물을 선생님이 놓칠 리 없다.

권명선, 왜 울어? 누가 때렸어?”

아무 대답이 없이 울기만 하는 명선이. 그런 명선이를 다그치듯이 몰아대시는 선생님.

왜 대답이 없어? 누구한테 맞았니?”

이 말에 명선이는 마침내 고개를 들고 따지기 시작한다. 울음 섞인 목소리로.

이제 선생님 뜻대로 됐네요. 제가 축구 못 하는 거 보니까 후련하시죠? 저는 축구가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내 꿈 짓밟아 놓고 후련하시겠네!”

그리고 명선이는 책상에 얼굴을 파묻고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참고 참았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선생님 마음은 아프지만,

명선이가 축구에 매달려 학업을 소홀히 하는 것이 보기 싫었기에 선생님은 해 줄 말이 없다.

친구들도 울고 있는 명선이를 보며 마음 아파한다. 수업이 끝난 후 친구들은,

이제 축구 못 하면 그걸로 된 거야. 이 땅에서는 될 일도 안 돼.”

명선이 혼자만이라도 이민 보내 주면 좋을 텐데, 어떡하지?”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데.”

이제 학업에만 열중하면 그것으로 끝이야. 울지 마, 명선아.”

친구들의 위로 섞인 말도 이제는 귀에 들리지 않는다. 얼마 동안 한 참을 운 후, 교장 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오셔서는,

권명선 양, 부모님이 오셨어요. 잠깐 교장실에 와요.”

이러시는 것이었다. 명선이는 그제야 눈물에 젖은 얼굴을 들고 교장실로 간다.

그런 명선이를 보는 친구들은 안타까운 표정이다.

명선이가 교장실에 들어가 보니, 부모님이 와 계셨다. 부모님은 명선이의 얼굴을 보자,

명선아, 왜 울었어? 누가 때렸어?”

이러시는 거였다. 자식의 꿈까지 날려 보내놓고서. 교장 선생님이 한 말씀 하신다.

"명선이 부모님께서는 자식의 이런 모습을 원했던 겁니까? 담임선생님께 들었어요.

축구도 못하게 하셨다면서요? 너무 큰 죄를 저질렀군요!”

그러자 명선이 아버지가 변명 어린 어조로,

저는 명선이가 의사가 되는 것을 원했습니다. 명선이의 두 오빠처럼요.

하지만 명선이는 축구를 하고 싶어 하니 제가 분할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자식이 무슨 부모의 물건입니까? 자식의 인생을 망치다니! 그리고 명선이 담임선생님도 징계 대상이에요!

그래 자식이 꿈을 이루는 것이 보기 싫으셨습니까?”

저는 명선이를 의사로 만들고야 말 겁니다. 그 전엔 제대로 살 수 없습니다!”

저는 명선이가 전교 1등 하면 축구 시켜 줄 겁니다. 간섭하지 마세요!”

그러자 명선이는 분노하여 크게 외친다.

선생님, 저는 축구가 하고 싶었어요. 그러나 이제는 못 하게 되었어요.

담임선생님과 우리 부모님, 경찰에 알려 처벌해 주세요!”

분노가 폭발한 아버지는 벌떡 일어나 혼신의 힘을 다해 명선이를 때려눕히려 하자, 학생주임 선생님이 그 기세를 막고서는,

당신들은 부모 자격이 없어! 자식의 꿈을 짓밟아 소원 풀었으니 후련하겠지! 당신들은 아동학대죄로 중형이야!”

분노로 파르르 떨리는 손에는 주먹이 쥐어지고,

아버지는 그 분노를 억누르고 명선이를 쏘아보는 그 눈에는 증오로 가득 찼다.

교장실은 얼어버렸고, 명선이는 교장실을 나가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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