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6. 18. 14:03ㆍ명선이의 꿈
회유와 설득, 그리고 분노
다음날, 학교 수업이 끝나고 담임선생님이,
“종례를 마치겠어요. 그리고 권명선, 끝나고 남아. 선생님이 너한테 할 얘기가 있어.”
아이들이 다 가고 난 후, 명선이는 담임선생님의 호출을 받는다. 선생님이 한 말씀,
“너 1학년 때부터 쭉 지켜봤는데, 축구에만 매달려서 어쩌자는 거니? 이러면 성적에도 영향을 주는데….”
“선생님, 저는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어요. 다들 왜 나의 꿈을 짓밟는 거예요?”
“네 아버님께 얘기 다 들었다. 네 아버님께선 네가 의사가 되게 하고 싶으신데 넌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며?
너 그렇게 살아서 어쩌자는 거야?”
분노에 찬 선생님의 음성. 그것을 듣는 명선이도 고역이다. 선생님은 한 번 더 설득을 한다.
“너 중학교는 여자중학교로 발령을 내렸고, 수능까지 공부에만 열중하도록 조치를 취해 놨다.
명선아, 중학교는 졸업해야지. 대학에도 가야 되고…. 평생을 이렇게 축구에 얽매여 주저앉을 수는 없잖아.
축구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어. 축구 따위 포기하는 큰 용기를 내보자. 너는 맘만 먹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축구보다 대학을 중요하게 여기는…. 부탁이야. 응?”
그러면서 선생님은 새끼손가락을 내밀며,
“자, 다시 시작하는 거야. 학교에도 꾸준히 나오고…. 이제는 너의 달라진 모습을 모두에게 각인시키고,
축구보다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모습을 모두에게 보여줘. 부탁이야. 파이팅! 파이팅! 약속해. 어서!”
명선이는 뾰로통한 모습으로 새끼손가락을 내민다. 슬픔과 체념에 찬 명선이와는 달리 선생님은 흡족해 하시며,
“이제 달라지는 거야. 다시 시작하는 거야! 파이팅! 넌 해낼 수 있어. 대학 갈 수 있어! 우리 다시 시작해 보자!”
그 말을 듣는 명선이 눈에는 눈물이 흐른다. 그리고 참다못해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명선이는,
“저는 축구선수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아빠와 선생님 때문에…….”
그 말을 들은 선생님은 명선이를 안아주면서,
“그래, 명선아. 이제는 헛된 꿈을 과감히 버리고 새롭게 달라지는 명선이를 선생님은 보고 싶어. 우리, 공부 열심히 하자.
파이팅! 그래, 그래, 울지 마.”
그 동안의 서러움과 분노가 북받쳐 명선이는 울음을 터뜨린다. 한참 동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