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수의 꿈 12

2024. 6. 28. 08:44진수의 꿈

조국을 등지며(2)

긴 기자회견이 끝나자마자 또 다른 기자가 이런 말을 했다.

그러면, 김진수 씨를 생각해 주는 사람들과 이웃들을 영원히 등질 겁니까? 평생 카타르에서 주저앉고 말 겁니까?”

진수는 대답했다.

평생을 남 눈치나 보면서 취직 면접 장소에 기웃거리는 것보다는 낫지요.

한평생 취업 준비생으로 살기는 죽기보다 싫습니다.”

도대체 원하는 게 뭡니까?”

국가가 저를 보호해 주고, 제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배려해 줘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이라는 국가, 참 유별납니다. 누군가 튀는 사람이 있으면 배려해 주어야 하는데, 한국은 그렇지 않습니다.

국가가 저를 사랑해 주어야지, 국가가 저를 사랑해 주지 않는다면, 평생 동안 무거운 짐이…….”

그 말이 끝나기 전에 한 기자가 소리친다.

국가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하기 바라기 전에, 당신부터 국가를 위하여 무언가를 해야 하지 않습니까?

평생 타국에서 대한민국을 저주하며 살고 싶습니까? 당신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겠군요!”

이 외침에 기자회견장은 김진수를 성토하는 장이 되고 만다.

김진수는 카타르에서 한 행동, 하고 있는 일, 공부 열심히 안 한 거 다 밝혀라!”

김진수는 대한민국에서 당장 사라져라!”

그렇게 카타르가 좋으면 부모 이름, 사는 집 주소, 재산목록, 형제 이름, 친척 이름, 직업 다 밝혀라!”

김진수는 기자회견 지금이라도 취소하라!”

김진수의 재산 다 뺏어서 불우이웃에게 주자!”

국민의 명령이다! 기자회견 취소하라!”

잘못했다고 국민께 빌어랏!”

완전히 말이 통하지 않고, 고집불통들이다. 진수는 더 이상 이 나라에 희망이 없다는 것을 알고, 마지막 말을 남긴다.

저는 카타르에서 마음대로 살아 보렵니다. 다시는 간섭하지 마세요! 당신들은 먼저 인간이 되어야겠어!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 아니라 정치인들이야!”

그 말에 화가 난 기자들이 소리친다.

저 새끼 우리하고 신경전 하자는 거야, 뭐야!”

저 새끼 죽이자!”

대국민 선전포고닷!”

너 이 새끼 쓸개도 없어? 이 새끼 미친 놈 아냐!”

그 때 지켜보던 시민들이 화가 나서 한 마디 한다.

세뇌가 무섭구나! 진수가 이렇게 된 건 다 너희들 때문이다!”

헬조선 패망하라!”

한 사람의 탈조선을 당신들이 뭔데 가로막는 겁니까!”

당신들 때문에 대한민국이 엉망이 된 거얏!”

참나, 이것들 완전 괴물이네! 완전 정신이 나갔어!”

그와 함께 소란스러운 가운데 한국에서의 마지막 기자회견은 끝났다. 이제 진수는 한국 생활을 영원히 마감하는 것이다.

이 기자회견의 끝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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