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수의 꿈 13

2024. 6. 28. 08:45진수의 꿈

조국을 등지며(3)

진수가 집에 돌아온 지 얼마 후 급한 소식이 들려왔다. 담임선생님이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죽었다는 소식이었다.

그 선생님이 남긴 유언은 다음과 같았다.

 

진수야, 선생님은 네가 취직하기 바랐단다. 선생님은 자동차를 타고 병원에 가는 도중 차를 들이받았단다.

선생님은 병원에 있었는데, 네 기자회견 소식을 들었어. 그 때문에 병이 더 악화되었어.

이 글을 읽을 때쯤이면 나는 이 세상에 없을 거다. 너는 대한민국에서 살기가 힘들어서 떠났겠지만,

네 비겁한 행동은 많은 국민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단다. 평생 계속 그렇게 살 거니? 너는 카타르 하늘에서 편하겠지만,

국민들은 더 이상 너에게 관용을 베풀 일이 없다는 것만 기억하렴. 안녕, 진수야. 카타르에서 행복하기 바란다.

희망이 넘치는 나라에 가서 어디 네 마음대로 살아보렴. 우리는 우리 살고 싶은 대로 살 거야.

너도 이제는 네 멋대로 살아 보렴. 선생님은 하늘나라에서 널 지켜볼 테니까. 안녕.

 

그 편지를 읽고도 울지 않는 진수. 고인이 된 선생님께 너무나도 가혹한 태도였다.

그 때,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 친구가 집에 들어왔다. 그 이름은 배경숙.

초등학교 시절부터 진수가 좋아했던 여자 친구였으나 고백할 방법이 없어서 망설였는데,

카타르 이민이 결정되자마자 진수를 찾아와서는,

진수야, 사랑해. 우리 결혼하자.”

그 청혼을 거절할 이유도 없었던 진수. 이 청혼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래서 진수는,

경숙아, 내가 카타르로 갈 때 너도 따라갈 거야?”

경숙이는 그 말에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이렇게 대답했다.

그럼. 각오는 되어 있어. 네가 카타르에 간다면 나도 가야지.”

고마워, 경숙아. 사랑해.”

그렇게 말한 후 경숙이를 끌어안는 진수. 진수의 뺨에는 눈물이 흐른다. 그 때 경숙이 부모님이 함께 계셨는데,

우리 경숙이 잘 부탁하네. 진수 아버님, 우리 경숙이 잘 부탁드립니다.”

, 알겠습니다. 같이 갔더라면 좋았을 텐데.”

저희도 곧 뒤따라가겠습니다. 걱정 마십시오.”

경숙이 부모님은 진수 부모님의 뒤를 따라 카타르로 이민한 후 카타르에서 한인교회 집사가 되었고,

진수 부모님은 큰삼촌이 다니시는 회사에 취직하게 되었다. 그 후 진수는 이민 동의서를 대한민국 정부에 제출하고,

정식으로 카타르 국민이 되었다.

단 카타르에서 기독교를 계속해서 믿는다는 조건과 다시는 대한민국에 오지 않는다는 조건이 붙었다.

진수와 태수는 사랑하는 조국과 이별해서 낯선 타국에서 새 출발을 한다는 상황이 믿겨지지 않아 만감이 교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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