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7. 4. 20:49ㆍ진수의 꿈
◆다시 맞은 고국의 설날(1)
상촌(霜村) 김진수 가족은 일단 광진구에 있는 워커힐 호텔에 숙소를 정하고,
다음날인 25일에 아침은 뷔페 방식의 음식을 먹고, 아침 9시부터 여행을 시작했다.
우선 진수는 자신이 태어난 서울 종로구 어느 동네를 들러보았는데, 이미 많이 달라져 있었다.
아파트가 있었던 자리에는 새 아파트가 지어져 있었으며,
그 동네 사람들은 뜻밖에도 심드렁하게 진수를 쏘아보고 있었다. 그 중의 한 사람이 진수에게,
“왜 왔냐? 계속 거기서 살지.”
라며 진수를 반기지 않는 듯한 말투로 말한다. 또 다른 한 사람이,
“너 카타르에서 사니까 좋지? 좋으면 대한민국 오지 마!”
이렇게 말하며 진수를 노려본다. 그 동네 사람들은 아무도 진수를 반기지 않는다.
먹고 살기 급하니까 진수를 반길 마음은 아예 없는 건지도 모른다. 그 때 한 종로구 주민이 건들거리며 다가와서는,
“대한민국에 다시는 오지 마라! 우린 너 같은 놈 이웃으로 생각한 적 없으니까, 다시는 오지 마랏!”
라고 일갈했다. 또한 어떤 아주머니는 수군거리며,
“창피한 줄 알아야지. 대한민국 망쳐놓고 뭐 하러 와?”
“그러게. 자기 잘못도 모르는 놈인데, 뭐.”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지금까지도 남 잘 되는 꼴 못 보고 짓밟고 공격하는 버릇을 한국인은 고치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 때 진수는 생각했다.
‘이제 다시는 내가 태어난 동네에 오지 말아야지. 다들 나를 싫어하니까.’
도망치듯 자신이 태어난 동네를 떠난 진수는 경복궁과 덕수궁, 종묘, 탑골공원, 청계천, 쇼핑몰, 백화점, 구 국회의사당,
상암 경기장, 하늘공원을 둘러보며
‘아, 이제 서울은 너무 변했구나.’
생각하며 감회에 젖었다. 자신이 태어난 서울에 다른 면이 있었으니 놀랄 수밖에.
그 후 서울을 떠나 오후 5시 기차인 KTX로 부산에 가서 부산 태종대와 해동 용궁사, 해운대해수욕장, 보수동 헌책골목,
자갈치 시장과 국제시장을 둘러보며 책도 몇 권 샀다. 카타르에 돌아가면 읽을 심산이었다.
곧바로 김해공항에서 밤 비행기를 타고 서귀포 호텔에서 숙박을 했다.
다음 날인 26일에는 용두암과 정석비행장도 구경하고, 섭지코지와 성산일출봉을 구경한 후,
주상절리와 소인국 테마파크도 구경했다. 그 후 제주 국제공항에서 저녁 비행기를 타고 김포공항에 들른 후,
설날을 앞두고 시외버스를 타고 강원도 영월로 갔다.
영월은 진수의 외할머니께서 외삼촌과 외숙모, 친할머니, 막내삼촌과 함께 살고 계신 상태였다.
영월로 간 진수는 외할머니 댁을 찾아갔는데,
역시나 외할머니와 외삼촌 내외분, 친할머니, 막내삼촌은 진수를 반갑게 맞아주셨다.
영월에 도착한 시각은 밤 10시 30분이 넘었다. 진수네 가족은 저녁을 먹자마자 잠이 들었다. 피곤했던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