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7. 4. 20:47ㆍ진수의 꿈
◆즐거운 귀국길
2028년 1월 24일, 설날을 앞두고 진수 가족은 한국에 왔다. 한국을 떠났을 때는 배웅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는데,
지금은 마중 나온 기자들, 학자들, 국민들, 축구팬들이 함께 김진수를 환영하고 있었다.
진수와 함께 간 사람들은 아내와 두 아들, 양가 부모님, 태수 형과 형수님, 그리고 세 명의 조카였다.
그들은 하나같이 진수 가족을 환영했다. 상촌(霜村) 김진수는 결국 카타르 시민권자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한 것이다.
오자마자 기자들의 질문 공세가 이어진다.
“김진수 선수, 잘 왔습니다!”
“카타르에서의 생활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어떻습니까?”“대한민국의 통일 광경을 보니 기분이 어떻습니까?”
“알 라이얀에서 축구 할 때 어땠습니까?”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진수.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존경하는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저는 카타르에서 행복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제가 비록 카타르에서 국가대표로 뛰었었지만, 한 번도 한국전에서 뛰어 본 적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조국을 배반했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비록 카타르에 귀화했어도,
한 번도 조국을 잊은 적이 없습니다. 저는 제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곳으로 가서 축구를 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는데,
이렇게 통일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여기에 왔습니다. 여러분이 저를 박대하실 줄 알았는데,
저를 환대해 주시다니 너무도 고맙습니다. 진심입니다. 남북이 통일되어 정말 기쁩니다.
비록 제가 이방인이더라도 말입니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다시 한 번 남북의 통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 대답이 끝나자 공항 로비에서 박수가 터졌다. 하지만 얼마 뒤 진수한테 SNS 문자가 왔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헬조선 패망 위원회에서 김진수에게 보내는 편지
우리 헬조선 패망 위원회는 통일된 대한민국에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고 맹세하며 떠난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다.
우리는 통일 전의 허약하고 저주받은 대한민국을 철저히 사모하며,
철저한 국민중심주의를 관철시키고자 외국에서 망명정부를 세워 통일 대한민국과 싸울 각오로 세운 정부이다.
김진수 너는 대한민국에 돌아올 자격이 없다. 우리에게는 출산, 연애, 결혼, 집, 이성교제도 성폭력이고 성범죄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돈과 우리들 방식의 민주주의를 철저히 구현하며,
다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고야 말겠다는 일념 하나로 국민이 아니라면 아닌,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통일 한국은 더 이상 망할 것 같지 않다. 우리 망명정부는 대한민국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너도 마찬가지다. 우리 망명정부는 그냥 이대로의 정책을 지키기로 맹세했다.
너의 비겁한 행동을 국민은 절대 용서치 않을 것이다. 국민이 아니라면 아닌 것이다.
진수는 이 문자를 보면서 절망했다.
‘아, 이 나라는 아직 멀었구나.’
그 당시 여러 개의 망명정부가 외국에서 활동하고 있었는데, 그들을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1. 조선 인민 공화국 임시정부(가칭) - 중국에 근거지를 두고 북한의 수뇌부가 만든 망명정부다.
통일이 되자마자 중국으로 망명을 갔다. 스탈린주의를 추구하며, 옛날의 북한을 모티브로 한다.
2. 국민저항본부(가칭) - 철저히 북한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망명정부다.
그들은 사회민주주의를 기본 이념으로 하며, 통일 전 대한민국과 북한을 모티브로 한다.
이집트, 이란, 예멘, 알제리 등에 근거지를 여러 번 옮긴 적이 있다. 현재 알바니아에 근거지를 둔다.
3. 조선 가톨릭 임시정부(가칭) - 로마 가톨릭 신자 중 북한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든 망명정부다.
멕시코에 근거지를 둔다.
4. 헬조선 패망 위원회(가칭) - 일본에 근거지를 두고 통일 대한민국의 멸망을 간절히 바라며
각지에서 모여 만든 망명정부다. 그들은 일본어를 국어로 하되, 대화는 일본어와 한국어로 한다.
그들은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통일 대한민국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꿈을 인정하지 않고, 취직만을 추구한다.
서민을 우선으로 하고, 노인을 공경하지 않으며, 철저히 통일 전 대한민국의 사고방식을 지키는 사람들이다.
김영산 전 판사님도 여기서 활동하고 있다. 대화 끄트머리에 '국민이 아니라면 아닌 것이다‘라는 말과
’나라다운 나라‘ 그리고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항상 입에 끼고 산다.
5. 대한 기독교 임시 망명정부(가칭) - 미국에 근거지를 두고 기독교 중심의 신정 정치를 추구하며 만든 망명정부다.
그들은 철저히 기독교 중심이며, 박정희 전 대통령을 철저히 사모한다.
진수가 다녔던 교회 목사님은 이 단체의 소속이다. 여기에는 노인들도 상당수 끼여 있다.
6. 대한제국 망명정부(가칭) - 대한제국 황실 계열이며, 미국에 근거지를 둔다. 대한제국의 부활을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7. 조선 왕조 망명정부(가칭) - 역시 대한제국 황실 계열이며, 미국에 근거지를 두고
조선 왕조의 부활을 목적으로 활동하며, 대한제국 망명정부와는 다른 노선을 추구한다.
8. 호남 위원회(가칭) - 이 단체는 철저한 호남 중심의 사고방식을 갖고 있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을 철저히 사모한다.
그들은 통일 한국에 철저히 적대적이다. 통일 전 북한에 대해 철저한 충성심과 호감을 갖고 있으며,
통일 대한민국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또 전라도 사투리를 국어로 한다.
그들은 전라도의 좋은 것을 트레이드 마킹으로 하여 전라도 각지의 특징을 국제화하여 전라도의 독립을 추구한다.
그들은 호주에 근거지를 둔 망명정부다. 그들은 또 5·18을 철저히 부각시키며,
김대중 정신을 이어받아서 반드시 이 땅의 완전한 민주화를 관철시키고 말겠다는 망명정부이기도 하다.
9. 대한 어버이 위원회(가칭) - 이 단체는 노인들이 주축을 이루어 세운 망명정부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신이라 생각하며, 자신들과 생각이 다른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모인 단체다.
미국에 본부를 두고 캐나다를 근거지로 한다. 그들은 그들만의 사고방식을 철저히 지키며,
대한민국의 독재정치를 추구한다.
10. 대한 여성 위원회(가칭) - 이 단체는 여성들이 주축을 이루어 세운 망명정부이다.
여자 중심의 페미니스트적인 삶과 양성평등과 철저한 여성 우월주의와 여성 중심 생활을 추구하며,
도무지 남자를 용납하지 못한다. 처음에는 미국에 근거지를 두었지만, 지금은 캐나다로 옮긴 상태이다.
이런 망명정부들과 마이크로네이션이 난립하여 통일 한국 초기를 어지럽히고 있었다.
그 수는 10만개나 되었을 경우로 추정되어 통일 한국의 골칫거리였다.
그러나 얼마 후, 한국 경찰과 외국 경찰의 협력으로 모두 해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