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7. 11. 07:35ㆍ소설 모음
◆할아버지, 할머니 밑에서
고1 때 경수는 경상북도 영양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를 봉양하면서 낮에는 학교에서 공부를 한 후 농사일을 도우며,
밤에는 숙제와 공부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래서 당연히 공부는 상위권이었다.
그러나 조부모님의 건강이 좋지 않아 경수를 계속하여 돌봐줄 수 없었다.
하지만 경수는 학교에서 장학금을 받으면서 공부도 열심히, 효도도 열심히,
농사일도 열심히 하는 착한 아이로 거듭나고 있었다.
자연 속에서 공부하며 살면서 경수를 감싸고돌던 트라우마와 악몽도 서서히 사라져 갔다.
한편, 경수는 자신의 짜증을 받아주는 엄마가, 고민을 들어주는 누나가,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아빠가 보고 싶어
그들을 그리워하며 매년 5월 13일이 되면 그들이 보고 싶어 엉엉 울곤 했다.
그것을 지켜보시는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는 그런 경수의 처지를 걱정하시며 어느 날 이렇게 말씀하셨다.
“경수야, 원래 사람 목숨은 하늘에 달려 있단다. 네 부모와 누나를 그리워하는 마음, 우리가 왜 모르겠느냐.
하지만 슬픈 일은 잊을수록 좋단다. 대학에 가서 열심히 사는 것이 부모님께 대한 효도란다.
너는 대학교 들어갈 준비나 하렴. 농사일은 할미랑 이 할아비가 다 할 테니까, 공부나 열심히 하렴.”
“이 할미가 맛있는 거 해 줄 테니 걱정하지 말렴. 네 부모와 누나, 좋은 곳에 갔으니 하늘에서 너를 지켜보고 있단다.
그들을 생각해서라도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에 꼭 가야 하지 않겠니?”
조부모님의 뜻밖의 격려에 힘을 얻은 우석(友石) 이경수. 그 후 경수는 공부와 효도, 농사일도 열심히 했다.
조부모님이 무리하지 말라고 얘기해도 걱정 말라는 투로 조부모님을 안심시켜 드렸다.
당연히 앞에서 언급했듯이 성적도 상위권이었다. 그 후 고3 때는 수능을 보았는데, 그 동안의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인지,
또 하늘나라에 간 부모님과 누나가 축복을 해 주었는지, 놀랍게도 만점이었다.
수능을 치르는 동안 추호(秋毫)의 실수도 없었고, 최선을 다하여, 절대로 부정행위를 하지 않은,
그 동안의 노력의 결실이었다.
‘엄마, 아빠, 누나, 보고 계시죠? 제가 해냈어요!’
그런 수능 만점 메시지를 하늘나라에 보낸다. 어느새 가족들에 대한 원망을 버리고 해탈(解脫)의 경지에 다다른 경수.
그런 경수에게 하늘에 있는 부모님과 누나는 고마운 존재가 되었다. 아빠의 꾸중, 엄마의 잔소리, 누나의 바이올린 소리….
그립지만 참고 이겨낼 수 있어서 좋았던 경수. 이제 경수는 예술대학교에 입학한 후 누나의 뒤를 이어 바이올린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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