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3. 21:44ㆍ어느 영재가 조국을 떠나기까지
미국으로 떠나다
견디다 못한 나는 주한 미국 대사관에다 이메일을 보냈다.
‘한국에서 영재는 다 잘해야 한다는 콤플렉스들끼리 나를 괴롭히고, 목숨을 항상 걸어야 한다는 점이 나는 싫다.
미국에서 노벨상을 타고 싶다’고 말했더니, 특별 귀화 절차를 밟아준다는 답장이 왔다. 나는 실패하기 싫었다.
꼭 성공하고 싶었다. 그리고 메일에 ‘한국에서 둔재로 사느니 노벨상을 추구하다가 한국인 손에 죽겠다’고도 덧붙였다.
또한 끄트머리에,
‘못난 콤플렉스들끼리, 병신 같은 인생들끼리 잘 살아라. 나는 그런 삶, 죽어도 살기 싫다.’
라고 덧붙여 보냈다. 재미도 없고 귀에도 안 들어오는 수업, 받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고,
그만두면 ‘낙오자’나 ‘중도포기자’가 되어 불이익을 받아야 하는 한국의 영재 교육은 정말 지옥이었다.
한국에서는 대학, 취업 이외에 출셋길은 이미 막혔고, 이대로 ‘실패한 영재’로 살기 싫었기에 나는 미국행을 택했다.
부모님은 나를 한사코 말렸지만 나는 부모님의 허락을 기어코 받아냈다.
그 대신 다시는 한국 땅을 밟지 않겠다는 조건 하나뿐이었다.
그리고 나는 한반도 내의 한국인들과는 결코 상종하지 않겠다는 조건도 붙여졌다.
미련 없이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행 비행기를 타고 비행기 안에서 생각했다.
‘영재란 대체 뭘까? 이러려고 영재가 되었나? 자괴감이 든다.’
이런 고민은 정말 싫었다. 돌이켜 보니 한국인의 욕심이 나를 망쳤고, 다시는 고국에 돌아가지 않겠다는 결심도 굳혔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는 한국 땅. 이제는 돌아오지 않겠다는 결심도 이미 굳어 버린 지 오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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