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8. 02:24ㆍ소설 모음
◆한국인 선수의 한(恨)(1)
2026 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일장기를 달고 출전한 한국인 선수 장영수(張永壽).
1993년 5월 23일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에서 태어난 그는 어렸을 때부터 탁구를 잘 했고,
초등학교 때부터 탁구에서 1위를 할 정도로 주변에서 소문난 탁구 신동이었다.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고 학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003년부터 각종 세계선수권대회를 석권했고,
심지어 2005 상하이 세계탁구선수권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탁구 천재였다.
게다가 서브를 잘 하여 웬만한 중국 선수는 간단히 뛰어넘었다.
하지만 선생님들과 부모님에게는 장영수의 금메달이 의문거리였고 골칫거리였다.
그 때문에 추천서를 써 주지 않아 2006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했다. 심지어 탁구 감독님은,
"너 공부 못 하는 거 티내냐? 공부나 해라, 공부를!"
이라고 지껄이면서 장영수에게 상처를 주었다. 선생님과 부모님의 설득에 시달려 가며 탁구를 하던 5학년 때,
선생님이 호출을 한다. 그것도 아주 작심한 듯.
“영수야, 너 지금 탁구라는 운동에 얽매여서 그렇게 살 거니?”
"그럼 선생님은 제게 어떤 대답을 원하세요?"
"'잘못했습니다. 탁구 따위 그만 두고 공부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대답이 듣고 싶어."
"그럼 평생을 직장 면접장소나 기웃거리며 그렇게 살란 얘기인가요?"
"그럼 어떡하니? 남들 다 가는 길 너도 가버릇 해야지. 영수야, 우리 다시 시작해보자. 다시 시작하는 거야.
네가 원하는 공부, 공부 열심히 해서 대학 가서 좋은 직장에 취직해서 효성스러운 아들이 되어 주렴. 도와줄게.
부탁이야, 소원이야, 응? 응?"
애교를 떨며 괴롭히는 선생님, 듣고 있는 장영수도 고역이다.
"선생님은 제가 꿈을 잃고 방황하기를 바라시나요?"
"다른 애들도 다 똑같이 하고 있잖니?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영수야, 이렇게 빌게. 제발 탁구 그만두렴.
부모님께 가서 잘못했습니다 그렇게 하렴. 응? 화이팅! 화이팅! 넌 다시 시작할 수 있어.
선생님은 네가 대학에 가서 취직하는 것이 소원이야. 부탁해. 영수야, 이렇게 간절히 부탁할게. 탁구 그만둬. 응? 제발……."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는 선생님, 결국 영수는,
"네. 탁구 포기할게요. 이제 선생님 소원대로 됐네요?"
"잘 생각했어, 우리 영수……."
말끝을 잇지 못하고 우는 선생님, 그것을 보는 영수도 울고 만다.
"저는 탁구가 하고 싶었는데, 선생님 때문에…."
"영수야, 우리 대학 가자. 대학 가서 취직하자! 화이팅! 너는 할 수 있어. 사랑해, 영수야…."
영수는 주변의 권고 때문에 탁구라는 큰 꿈을 포기해야 했다.
그렇게 라켓을 놓으며 집에 가는 내내 엉엉 울며 가는 영수. 집에 와서는 울음을 삼키며 이렇게 말했다.
"잘못했습니다. 탁구 따위 그만 두고 공부 열심히 하겠습니다."
라고 울면서 말한다. 그런 영수를 어머니께서는,
"울지 마라, 영수야. 너도 이제는 공부 열심히 해서 대학 가서 취직해야지. 탁구 그만 하고 공부하자! 넌 할 수 있어."
영수는 울면서
"저는 이제 평생 꿈을 잃고 방황하며 살게요. 이제 속 후련하시죠?"
라고 말하며 엉엉 운다. 영수 아버지의 한 말씀,
"영수야, 너는 탁구에 매달려 학교 생활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나는 그렇게 띨띨하게 사는 것, 보고 싶지 않다.
널 믿는다. 공부 열심히 해서 꼭 대학에 가자! 화이팅!"
부모님의 소원은 영수의 대학 진학과 취직이었다. 그것 이외에는 출세의 길이 없는 한국 사회에서
억지로라도 적응시키고 싶었던 것이 영수 부모님의 마음이었다. 그 소원이 이루어졌으니,
부모님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으나, 영수에게는 고통의 시간이었다.
하루빨리 취직해서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이 지금 영수의 소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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