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탁구선수의 슬픈 이야기 3

2024. 12. 8. 02:41소설 모음

한국인 선수의 한()(2)

영수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탁구를 그만두고 공부에 열중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탁구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었다. 대학에 졸업하면 꼭 탁구를 다시 하리라 마음먹었다.

중고등학교 때는 술과 담배를 일절 하지 않은 채 전교 1등을 했고, 부모님의 뜻대로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잡은 탁구에 대한 미련은 아직도 남아 있었다.

좋은 대학에 가서 취직해야 정상인 한국 사회에 대한 혐오감도 언젠가부터 품고 있었다.

평생 그렇게 살았다가는 미칠 것만 같아 눈물 흘리며 울던 날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영수 아버지께서는,

"영수야, 대학원에 가렴. 미국 대학원에 가서 박사 학위 따도록 하렴."

하지만, 영수는 이제 독립하고 싶은 때가 왔다 생각하고 용기 있게 말한다.

"저는 일본에 가고 싶습니다."

"무슨 일을 하려고?"

"거기서 박사 학위를 따고 싶습니다."

영수 아버지는,

"그래라. 차라리 일본에 가서 취직하는 것이 낫다면 그렇게 하렴."

그렇게 일본으로 떠난 영암(榮巖) 장영수는 메이지 대학에서 교비생으로 입학하여 일본어와 법학을 익혀 나간다.

그곳에서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손쉽게 취득했다. 그러던 어느 날, 영수 아버지로부터 편지가 왔는데,

그 편지에는 그렇게 쓰여 있었다.

 

너에게는 탁구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 있구나. 아버지가 잘못했다. 널 믿는다. 꼭 탁구를 열심히 해서 성공하고 돌아오렴.

 

아버지로부터 온 한 장의 편지로 용기를 얻은 영암 장영수는 그 후 회사 생활 틈틈이 탁구 클럽에 가서 열심히 연습한다.

그렇게 조금씩 옛날의 기량을 찾아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