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조국 3

2024. 1. 30. 06:45소설 모음

영수는 이 사실을 부모님께 말씀드렸는데, 아니나 다를까, 부모님은 펄쩍 뛰셨다.

이제 우리 집안, 어떻게 해야 하니? 자식농사 망치고 어떻게 살아!

친구들에게 당당하게 나가지도 못한 주제에 뭐? 퇴학? 당장 선생님께 잘못했다고 빌고 와!”

그렇지만 영수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엄마 아빠는 제 편이 아니에요. 제 편은 아무도 없고 오히려 가해자들 편이잖아요. 한 번도 저한테 관심 가져 본 적 있어요?

제 학교생활에 관심이나 있었나요? 나 엄마 아빠 미워요!”

한동안 정적이 흐른다. 아빠가 마지막으로 한 말,

이제 너는 내 아들이 아니다. 학교생활도 제대로 못 하는 놈이 그따위로 살아가는 거 구역질이 나!

이제 너는 내 아들이 아니니까 복지시설이나 고아원 알아보렴.”

그리고 엄마가 하신 마지막 작별의 말,

이제 집에 다시 들어올 생각도 하지 마! 그리고 너 없는 애 취급할 테니까 그렇게 알고,

이제 다시는 영원히 우리 앞에 나타나지 마!”

그렇게 짐을 싸가지고 나간 영수. 그렇게 악연이 많던 부모, 친구, 선생님, 학교, .

영수는 이제 모든 것들과 이별해야 했다. 얼마 후 친척의 소개로 가톨릭계의 고아원을 알게 되었고,

그 곳에서 베드로라는 세례명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세레나 수녀님과의 대화를 보자.

 

수녀님 - 영수는 친구도 가족도 없지?

영수 - 있으나 마나예요.

수녀님 - 왜 그렇게 생각하지?

영수 - 제 주위에는 괴롭히는 친구들뿐이었고, 선생님이나 가족들도 그 친구들 편이었어요.

수녀님 - 그런 학교에서 지내면서 마음이 아팠겠구나. 이제 중학교도 알아보고 공부도 열심히 해야겠지?

영수 - 제가 그럴 자신이 있을까요?

수녀님 - 그럼. 이제 너는 하느님의 아들이야. 이곳에서 천주교 교리도 배우고 새로운 삶을 시작할 때가 되었어.

너 공부 잘 하더라?

영수 - (웃으면서) 조금요.

수녀님 - 이제는 괴롭히는 친구들 없이 살 수 있게 된 것도 하느님의 은총이야.

하지만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라는 말이 있잖니?

영수 - 그럼 여기서 뭘 어떻게 해야 하죠?

수녀님 - 여기서 공부도 하고 하느님 말씀도 배우고, 미사도 드리고 그래야겠지?

영수 - 그럴게요.

 

그렇게 영수 베드로는 그 고아원에서 천주교 교리와 학교 공부를 하나하나 익혀 나간다.

힘들지 않는 시간이 어디 있겠는가만, 영수 베드로는 그 생활에 빠르게 적응했다. 영수의 하루 일과를 보면 다음과 같다.

 

1. 아침 530분에 기상

2. 아침 6시에 미사

3. 아침 730분에 아침 식사

4. 아침 9시에 학교 등교

5. 정오 12시까지 오전 학교 수업

6. 정오 12시에 점심 식사

7. 오후 1시까지 운동

8. 오후 4시까지 오후 학교 수업

9. 오후 6시까지 보충 공부

10. 오후 630분에 저녁 식사

11. 저녁 7시부터 밤 930분까지 자율 공부

12. 930분부터 밤 1030분까지 자유 시간

13. 11시에 취침

 

주일에는 영수는 미사를 드렸다. 하루도 빠짐없이 천주교 미사를 드리면서 그 동안의 아픔들을 깨끗이 씻어 나간다.

그 일과에 적응해가면서 지난날들을 잊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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