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조국 4

2024. 1. 31. 19:06소설 모음

그리고 어느덧 세월이 흘렀다. 고등학교 3학년. 수능 시험을 볼 때가 다가왔을 때도 영수의 일상은 변함이 없었지만,

영수의 기억에서는 고향에서 있었던 일들은 모두 잊혀진 추억이 된 지 오래였다.

영수 베드로도 이제 수능을 볼 때가 되었다. 신부님들과 수녀님들, 그리고 고아원 친구들도 영수를 격려해 주었다.

만일 고향에서 이런 수능을 보았더라면, 아니, 그 전에 정신병자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무튼 영수 베드로는 고아원 식구들이 너무 고마웠다. 반겨줌. 그것이 없는 사회에서 살 생각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수능 전날 밤, 세레나 수녀님이 영수 베드로를 부르셔서 수능 이후 무엇을 할지 진로를 결정하자고 말했다.

사실 영수는 아직 수능 이후의 진로를 결정하지 못했다.

 

수녀님 - 영수 이제 수능 보네?

영수 - .

수녀님 - 수능을 치르고 나면 무엇을 할 생각이니?

영수 - 취직은 자신이 없고요, 학자가 되고 싶어요.

수녀님 - 무슨 방면의 학문을 공부하고 싶니?

영수 - 역사 학문이 좋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수녀님 - 영수는 역사에 관심이 많은가 보네?

영수 - . 한국 역사는 웬만큼 알아요.

수녀님 - 그리고 영어도 열심히 공부했니?

영수 - 그럼요.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도 조금 해요.

수녀님 - 알았다. 영수는 이제 중국어과 알아봐야 할 것 같다.

영수 - 그럼요. 이젠 한문도 많이 알아요.

수녀님 - 그럼 중국어과 들어가서 학문을 깊게 연구해 보면 어떨까?

영수 - 그렇게 할게요.

수녀님 - 이번 수능 잘 보고 힘내렴. 너는 꼭 할 수 있을 거야.

영수 - (울먹이며) 한 번만 안아주세요.

 

영수는 세레나 수녀님의 품에 안겨 펑펑 울었다. 그 동안 참고 참았던 눈물이 터지고,

영수를 감싸고돌던 외로움의 벽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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