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혼자가 아니다 9

2024. 5. 2. 09:06소설 모음

마지막 꿈

한국에 돌아와서 즐거운 나날을 보낸 지 어느덧 석 달. 영훈은 많은 사람들의 전송을 받으며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서,

샌프란시스코에 돌아와 다시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에 깊이 몰두하였다. 하지만 가족에게 소홀할 만큼은 아니어서,

외아들의 3세 생일 선물로 휴대용 컴퓨터를 사 주었고,

아내에게 결혼 10여년 만에 다이아몬드 반지를 아내의 손에 끼워 주었다.

또한 가족들을 데리고 디즈니랜드에 가기도 했다. 2033722일에 미국에는 독감이 유행했는데,

영훈은 열심히 연구하여 그 독감의 병균을 발견했다. 이로써, 독감 치료에 큰 공을 세웠다.

수경(修耕) 조영훈의 이름은 점점 더 유명해졌다. 이 소식은 한국에 있는 할아버지에게도 전해졌다.

그 때 할아버지는 병으로 자리에 누워 있었다.

참 잘 해냈어. 다 주님의 은덕이지.”

할아버지는 베개 위에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셨다. 평소 건강한 할아버지였지만,

쉽게 낫기 어려운 병에 걸린데다 손자를 그리워하다가 그리움으로 마음이 점점 약해져 갔다.

집안 사람들과 고등학교 선생님이 정성껏 돌보아 주고 신부님도 기도해 주었건만,

끝내 할아버지는 91세의 나이로 선종(善終)하고 말았다. 이 슬픈 소식이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영훈에게도 전해졌다.

그 소식을 들은 영훈은 마치 어린애처럼 큰 소리로 울었다.

부모님과 누나를 잃은 자신을 이렇게 키워주신 큰 은혜 갚을 길 없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돌아가신 이상,

할아버지는 이제 이 세상에 없다. 영훈은 너무 슬퍼서 견딜 수 없었다.

 

부모님과 누나를 여읜 천애고아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나를 거두어주셨네.

 

그 은혜 어떻게 갚을까 생각하니

어느덧 14년의 세월이 바람처럼 지나갔네.

 

큰 공 세우고 고향에 돌아갈 때도

아무 서운함 없이 맞아 주셨네.

 

이제 천국에서 만날 우리 할아버지

그 은혜를 어떻게 갚을까

 

이제 천국에서 할아버지를 뵙게 된다면

이 손자가 사랑했다고 말씀드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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