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피해자 3

2024. 5. 6. 15:50사회의 피해자

선생님의 반대, 그리고 서울로 전학

20151011일 고태홍의 중학교 3학년 때, 종례 이후 선생님은,

집에 가서 공부 잘 하세요. 수고했어요. 고태홍만 남고 나머지는 집에 가도 됩니다.”

라고 하셨다. 둘만이 남은 자리에서 담임 선생님은 작심한 듯 엄포를 놓는다.

태홍아, 너 도대체 탁구에 매달려서 어쩌자는 거니? 이러면 고등학교 내신 성적에도 반영이 된단 말이야.”

하지만 저는 탁구가…….”

태홍이가 말을 하기 전에 단호하게 끊는 선생님.

입 다물어! 너 지금 학생이야, 아니야?”

학생인데, 왜요?”

그런 태홍의 태도를 보고 애교 작전으로 나아가는 선생님.

그러엄, 좋은 고등학교에 가서 대학 가고 취직해야지. 남들 다 가는 길을 왜 안 가려 하는 거니?”

저는 그렇게 살기 싫어요.”

남들 다 가는 길도 똑같이 가버릇 하는 게 한국 사회야. 한국에서는 취직만이 정답이야.

아니면 남들처럼 공무원 시험도 보고…….”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는다. 고태홍은 이것이 고역이다. 그것에 개의치 않고 설득에 설득을 거듭하는 선생님.

, 다시 시작하는 거야. 남들처럼 대학에도 가고, 취직도 하고, 남들과 똑같이 살아버릇 해야지.

평생을 이렇게 살다가 주저앉을 수는 없잖아. 대학에 가는 거야. 취직하는 거야. 부탁이야. 소원이야. ? ?”

선생님의 눈에 눈물이 고이고, 그것을 보는 태홍이의 눈에도 눈물이 고인다.

약속하렴. 탁구 안 하고 대학에 가겠다고. 부탁이야. 제발. 난 네가 그렇게 사는 게 싫어……. 흑흑흑…….

대학에 가서, 취직하자……. ? 제발 부탁이야…….”

30분간 눈물이 멈추지 않는 두 사람. 거듭되는 눈물의 설득 앞에 태홍도 무너지고 만다.

결국, 태홍은 말을 꺼내다가 울고 만다.

이제 선생님 소원대로 공부 열심히 할게요. 엉엉…….”

고마워. 정말 고마워! 사랑해, 태홍아…….”

한동안 울음바다가 된 둘만이 남은 교실 안. 그것을 우연히 교장 선생님이 보고 계셨다.

다들 하교했는데 둘이 뭐 하십니까?”

선생님, 태홍이가 공부 열심히 하겠대요. 탁구 안 하겠대요. 그래서 정말 기뻐서 우는 거예요.”

그 말을 들은 교장선생님은 담임 선생님을 꾸짖는다.

유 선생님은 고태홍 군이 탁구 할 때 뭐 해 주신 거 있습니까? 탁구 그만둬라, 공부해라, 취직해라,

그것밖에 해 준 것이 아무것도 없지 않습니까?”

그 말에 담임 선생님은 대꾸를 한다.

교장선생님, 태홍이도 취직을 해서 부모님께 효도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런 거예요.

남들처럼 취직해서 돈 벌어서 남들과 똑같은 삶을 사는 것이 제 꿈이었어요. 이해해 주세요.”

이 말에 한동안 말을 잃은 교장선생님. 그런 둘을 보는 교장선생님의 마음은 착잡하다. 침묵을 깨고 교장선생님은,

고태홍 군, 잠깐 따라와요.”

얼마 후 교장실에서,

고태홍 군, 담임 선생님이 저래도 신경 쓰지 말아요. 태홍 군은 훌륭한 탁구선수가 될 것 같아요.”

정말 탁구 계속해도 되는 거예요?”

물론이지. 대신 서울로 가서 탁구 잘 해 봐요. 내가 서울 대명중학교(가칭)에 추천서를 써 줄 테니까.”

고태홍은 뜻밖의 호의적인 말투에 감탄한다.

고맙습니다. 정말로 고맙습니다.”

20151013일에 전학 수속을 마친 고태홍은 슬퍼하는 담임 선생님을 두고 서울로 떠난다.

서울 대명중학교(가칭)에 전학한 고태홍은 탁구부에 가입하나

가난한 살림에 교장선생님이 추천하신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고,

경기 참가비의 절반은 학교에서 내 주니 힘들어도 기쁜 하루하루를 보냈다. 한편, 담임 선생님은 전근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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