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피해자 16

2024. 5. 19. 16:50사회의 피해자

사랑하는 할아버지께 드리는 편지

2042323, 고태홍은 할아버지 85세 생신날 가족들이 있는 핏케언 섬의 교회에 가서

할아버지 일생 마지막 생일파티를 열었다. 왜냐하면 할아버지가 위암에 걸렸기 때문이었다. -

아버지는 19761231일생, 어머니는 197884일생, 할머니는 1957611일생,

할아버지는 1957323일생, 장남 고상명은 204116일생이었다. -

어느새 중년이 된 태홍. 일에 바빠서 가족들을 잘 챙겨주지 못한 것에 대한 미안함에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고국의 따돌림과 고국 국민의 갑질과 이지메는 그를 더 슬프게 했다. 이제는 한국을 버린 고태홍.

이미 그에게 한국은 잊혀진 나라다. 지금 한국의 형편은 태홍에게는 관심도 없고

서로를 짓밟고도 모자라 서로의 꿈을 망치는 것도 부족하여,

태홍의 꿈을 망쳐버린, 진작 망했어야 할 저주받은 나라일 뿐이었다.

할아버지의 85세 생신날에 고태홍이 바친 편지는 다음과 같다.

 

사랑하는 할아버님께

 

할아버님, 저 고태홍입니다.

어느덧 세월은 흘러가고 핏케언 섬에서 보내는 하루하루가 즐겁기만 합니다.

오늘 아내가 쿠키를 만들었는데 할아버지께 드리려고 갖고 왔습니다.

할아버님 평소에도 쿠키 좋아하셨지요? 어떻습니까? 저번보다 예쁘게 만들어졌지요?

할아버님, 제가 탁구를 할 때마다 응원해주시고 지원해주신 그 은혜 평생 못 잊을 겁니다.

지금도 탁구 라켓과 탁구공을 사 주시며 태홍아, 잘 해라.’라고 응원해 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할아버님. 사랑합니다. 또한 할머님, 아버님, 어머님,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그 은혜 어떻게 갚을까요.

요즘 할아버님과 할머님께서 많이 아프셔서 걱정입니다. 꾸준히 치료를 받게 해 드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한국의 따돌림과 견디고, 쓰레기와 씨름하고, 그런데

할아버님, 할머님, 아버님, 어머님께서 저를 지원해 주셔서 이 손자, 이 아들, 너무나도 행복하답니다.

그래서 저는 밤마다 기도합니다. 조부모님과 부모님은

오래오래 저와 아내, 아들과 함께 있게 해 달라고 말입니다.

어차피 대한민국에 돌아가지 못할 운명이라면 할아버님, 할머님 부디 오래오래 사세요.

제가 사는 동안 건강하게 사시기 바랍니다.

 

2042323

할아버님을 사랑하는 태홍 올림

 

이 편지를 읽으면서 태홍은 펑펑 눈물을 쏟았다. 가족들도 주민들도 눈물을 흘리며 태홍을 망친 한국을 원망했다.

그 자리에서 태홍은

다시는 한국에 돌아오지 않겠다.”

라는 말도 했다. 다음날 고태홍의 생일이 있었다.

고태홍의 42세 생일인 2042324일에는 주민들이 교회에서 잔치를 벌였는데, 영국 정부에서 편지가 왔다.

내용을 보자.

 

한국과의 인연을 끊은 P. T. 다카카와씨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핏케언 제도의 어려운 점이 있으면 말씀만 하십시오.

미국과 협력하여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이 편지를 받은 태홍은 즉각 답장을 썼는데, 그 답장은 다음과 같다.

 

부탁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할아버님이 위암에 걸리시고 할머님께서 관절이 아프십니다. 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을 주선해 주시기 바랍니다.

2. 헨더슨 섬과 두시 섬, 오에노 섬, 샌디 섬에도 쓰레기 때문에 골치가 아픕니다.

환경단체에 연락하여 쓰레기 문제를 해결해 주시기 바랍니다.

3. 방사능 문제로 그 심각성이 대단한 수준입니다. 전 세계가 힘을 모아야 합니다.

핵무기 실험과 생산을 중단해 주시고, 핵무기를 폐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4. 핏케언 섬에 대해 지원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기, 수도, 교통, 식량 등 문제가 많습니다.

이상 부탁 사항 말씀드렸습니다. 꼭 부탁드립니다.

 

그 후 고태홍은 722일에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뉴질랜드에 있는 병원에 입원시켰다. 꼭 나을 것이라며 기도했으나,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할머니는 관절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나,

할아버지는 위암 4기라서 수술 중에 돌아가신 것이었다. 할아버지의 춘추(春秋)85세였고,

돌아가신 날짜는 2042723일이었다. 원인은 위암 이외에도 췌장암과 뇌출혈이었다.

태홍은 눈물을 흘리며 시신을 핏케언 섬으로 운구했다.

뉴질랜드 주민들도, 핏케언 주민들도 눈물을 흘리며 안타까워해 주었다. 시신은 섬에다 묻었고,

남은 가족들과 주민들은 태홍 할아버지의 부재를 실감하여

서로를 의지하며 핏케언 제도를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자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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