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사랑 6
2024. 6. 12. 11:25ㆍ소설 모음
잠시의 행복
2010년 1월의 늦은 밤, 기윤호 씨는 조심스럽게 몸을 뉘었는데, 그동안 본 적이 없었던 낯선 천장.
키가 180㎝에 가까운 기 씨의 발가락 끝에 고시원 벽이 닿을 듯 말 듯했다.
68세의 나이에 맞이한 비좁은 고시원에서의 첫날, 추위를 뚫고 먼 곳까지 홀로 무거운 이삿짐을 날랐다.
수중(手中)에 돈이 많이 있었으나, 직장에서 은퇴 뒤 아껴서 저축은 할 줄 알았다.
기 씨는 첫 달 윌세 23만원을 내고, 다 큰 3형제에게는 손을 벌릴 생각은 하지 않았다.
월 20만~30만원의 기초연금으로 버티면서도 간혹 친구를 통해 일거리를 구해 월세와 생활비 등을 충당했다.
기윤호 씨는 셔츠와 정장 세탁을 세탁소에 항상 맡겼는데,
그는 노년에 고시원에서 혼자 생활하면서도 항상 다림질한 셔츠와 정장을 갖춰 입고 다니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