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선이의 꿈 1

2024. 6. 18. 13:49명선이의 꿈

소설

명선이의 꿈

堂井 김장수

 

장래가 촉망되는 여자 축구선수

권명선은 199234일에 부모의 기대를 받으며 서울특별시 동작구에서 21녀의 막내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발재간이 좋았고, 공부도 잘했다. 부모님은 명선이가 의사가 되기를 내심 바라고 있었지만,

축구를 좋아하는 명선이의 꿈을 방해할 생각은 없었다.

어릴 적부터 영특하여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한문 등 각각의 언어를 배웠다.

또한 축구도 열심히 해서 초등학교 시절부터 축구선수로 활약했는데,

똑똑하고 마음이 착한 명선이에게 코치님은 흡족해하시며,

쟤는 훌륭한 축구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제발 훌륭하게 커야 할 텐데.”

하시는 것이었다. 이 말을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아버지는,

축구는 취미로 즐기면 되지 않겠습니까? 제 딸은 의사로 키우고 싶습니다.”

하시며 은근히 걱정의 뜻을 비쳤다.

부모님은 명선이가 축구를 좋아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지는 않는 눈치였지만 걱정이 되었다.

명선이 나이가 12살 때 어느 날, 아버지는 명선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것도 이미 작심한 듯.

명선아, 이제는 의사가 되어 불우한 사람들을 도와줘야지. 축구에만 매달려서는 안 되는 것이다.”

아빠, 걱정 마세요. 의사가 못 된다 하더라도 공부는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요.”

아빠는 네가 의사가 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리고 네가 축구에만 매달려 학업을 소홀히 하는 것, 아빠는 보기 싫다.”

평생 꿈도 희망도 없이 살기는 싫어요. 축구도 해 볼 만하더군요.”

그래. 어쩌면 축구를 하는 것이 네 마음을 더 강하게 할지는 모르지. 하지만 아빠는 너를 의사로 만들고 싶구나.

부모 말 좀 들으렴. 네 오빠들은 의사가 되겠다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잖니?

아빠는 너를 오빠들처럼 의사로 만들고 말거야. 네가 평생 그렇게 사는 꼴, 나는 못 본다.”

그럼 오빠들이나 의사가 되게 하면 되잖아요?”

하며 명선이는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그 날 아빠는 밤늦도록 술잔을 비웠다.

딸자식에게 건 기대가 한순간에 무너진 것이다.

아울러 이를 갈며, 말로 안 되면 폭력으로라도 딸을 의사로 만들고야 말겠다는 결의를 마음속으로 새기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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