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선이의 꿈 15

2024. 6. 18. 14:34명선이의 꿈

교포와의 절연

학교에 갔다가 교포 하나를 만나게 된 카트린 권.

권명선, 너 우리 좀 보자.”

갑자기 교포들을 따라간 카트린 권. 하지만 기다린 건 평소 카트린 권을 언짢게,

그리고 못마땅하게 바라보던 교포들이었다. 교포 중에 한 친구가,

권명선, 너 부모 인생 망치고, 조국 버리고 축구 실컷 하니까 행복하니? 네 발모가지 분질러 버릴까? 어떻게 할까?”

네가 외국에서 외국 친구들 사귀며 설치는 거, 우리 보기에도 안 좋아. 알겠니?”

너 도대체가 배짱도 좋다. 너 외국 가서 한국 헐뜯고 다니는 거, 우리 다 알고 있거든?”

권명선 네가 착한 척 하며 외국인과 뒹구는 것도 다 네가 지어낸 수작이지?”

, 학생이면 학생답게 굴어라. 네 촌스러움에 정말 토할 것 같다, .”

네가 프랑스를 떠나 한국에 가서 부모님께 용서를 빌지 않는 한 너를 싫어하는 한국인은 더 많아질 거다.”

병신 같은 년이 어디서 까불고 있어!”

어디서 감히 프랑스 교포들 앞에서 깐족대고 있어, 이 씨발년이!

권명선, 너 당장 한국 가서 대한민국 국민께 용서를 빌래, 아니면 우리 교포들한테 얻어터질래?

대답을 해, 대답을! 너 입이 없니? 주둥이도 없니? 아가리도 없니?”

저년 아가리를 찢어버리고 싶다! 정말 보기 싫어! 그 역겨운 낯짝, 토할 것 같아!”

쟤 한국 가면 무기징역일걸?”

재수 없다. 정말 보기 싫어.”

자기 분수를 알아야지. 자기 주제도 모르는 년이 어디서 감히.”

주제 파악도 못하는 년이 어따 대고 국민한테 대들어!”

이런 심한 욕지거리를 해대며 카트린 명선 권에게 심한 손가락질이 난무한다.

그러나 카트린 권의 입장은 단호하다. 그것도 울먹이면서.

미안하지만, 나는 더 이상 한국 사람이 아니야.

한국에서 국민 뒤치다꺼리하며 살다 죽느니 차라리 나라 없는 이방인이 되는 편이 훨씬 나아.

설령 내가 한국에 돌아온다 해도 나를 물어뜯으며 세뇌시킬 거잖아? 나는 그게 싫어.”

교포들은 당황한다. 카트린 권이 울음 섞인 목소리로 쐐기를 박는다.

나는 너희들을 더 이상 친구로 여기지 않을 거야.

너희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예절도, 조국에 대한 예의도 알려고 하지 않잖아?

차라리 나는 조국도 없이 혼자 살겠어. 너희들 마음대로 해. 나는 계속 축구를 하며 살 테니까!”

또래 교포들은 황당해하며 카트린 권의 마지막 가는 길을 붙잡지 못한다.

하숙집에 가면서 카트린 권은 생각했다. 그것도 눈물을 흘리며.

다시는 만날 수 없겠지. 다시는……. 어차피 나는 프랑스 사람이니까. 축구나 하며 열심히 살아야지.’

하숙집에 돌아온 카트린 권. 누가 툭 건드리면 금방 울음이 터질 것 같은 얼굴이다.

나딸리 아주머니가 반갑게 맞아 주신다.

카트린, 얼굴이 왜 그러냐? 무슨 일이 있었니?”

반가운 나딸리 아주머니의 목소리를 듣자, 카트린 권은 울음을 터뜨린다.

그런 카트린 권을 나딸리 아주머니가 따뜻하게 안아주신다. 카트린 권은 그 품에 안겨 펑펑 울었다.

그 동안의 설움이 폭발한 것이었다. 잠시 후, 카트린 권은 훌쩍거리며 그 동안의 일을 모두 말씀드린다.

장 아저씨는 그 말을 듣고 말씀하신다.

그래. 이제 카트린도 프랑스 사람이 다 되었구나. 이제는 그 아이들과는 절교하는 편이 좋겠구나.”

나딸리 아주머니께서 말씀하시기를,

카트린, 이제는 울지 말거라. 하느님이 너를 지켜 주고 계신단다.

이제는 성당에서 영세도 받고 축구도 열심히 해야겠지?”

그렇게 말씀하시는 거다. 뜻밖의 호의에 카트린 권은,

, 아주머니. 이제는 성당에도 열심히 다닐게요. 축구도 열심히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할게요.”

이렇게 대답한다. 그런 카트린 권을 나딸리 아주머니는 따스하게 안아주신다.

그날 밤, 카트린 권은 평안하게 잠든다. 그리고 꿈을 꾼다. 자신의 행복한 미래를 위한 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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