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선이의 꿈 16

2024. 6. 18. 14:36명선이의 꿈

성당에서 영세를 받다

일요일에 성당에 간 카트린 권은 신부님께 교리를 배운다.

교리를 배우며 프랑스어와 한국어 등 여러 나라의 언어를 능숙하게 익히는 카트린 권을 신부님은 흡족해하신다.

교리도 배우고, 축구도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카트린 권은 프랑스 사람으로서의 교양도 하나하나 익혀 나간다.

이따금 제롬과 줄리안, 샤를, 알베르, 요제프, 도미니크도 모르는 것을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마리와 릴리안도 도와준.

카트린 권에게 어려운 교리가 있으면 자세하게 가르쳐 준다. 어느덧 영세를 받는 날, 가슴이 떨린다.

카트린 권은 영세를 받고, 가톨릭 성도가 되어 이름도 카트린 권에서 카트린 나딸리 명선 권으로 이름도 고쳤다.

(하지만 여기서는 카트린 권이라 하겠다.) 영세를 받은 카트린 권은 축하하는 친구들에 둘러싸인다.

그것을 흐뭇하게 바라보시는 나딸리 아주머니와 장 아저씨. 200686일의 일이었다. 카트린 권의 나이 이제 14.

독립을 할 나이도 되었다.

명선이 또래의 한국 교포들은 카트린 권이 다니는 성당에는 가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성당과 발을 끊어버렸다.

사실상 연()을 끊은 것이다. 그들은 결심했다. 카트린 권을 철저히 따돌리고 짓밟기로.

이것이 대한민국 국민의 본색이었다. 그들의 이기주의가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난 것이었다.

자신들에게 이익이 아니면 철저히 배제하고 짓밟고 공격하는 대한민국 국민의 본심이 오늘 드러난 것이다.

한국 친구들이 자신을 따돌리고 있음을 직감한 카트린 권은 프랑스 정부에 편지를 보내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

그리고 나딸리 아주머니와 함께 경찰서에 가서 신변 보호를 요청한 뒤,

프랑스 생드니 내의 한국 교포와의 인연을 영원히 끊었다. 제롬도 함께 와 주었다.

경찰서에서 하숙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만난 명선과 같은 나이의 한국 교포들은 카트린 권을 보자 눈빛이 날카로워지고,

목소리도 더욱 사나워진다. 그들은 카트린 권을 보자마자 그녀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으며 발광한다.

야 이 씨발년앗!”

저 개년 저 지랄 해대더니 기어이 일을 저질렀구나!”

부모 인생 망쳐서 미쳤으면 곱게 미쳐야 될 거 아냐!"

이런 미친 개 씨발년앗!”

갑자기 한 교포가 카트린 권을 한 대 치려는 찰나에 프랑스 경찰 하나가 뛰어나와서는 교포들에게,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라고 말하는 거다. 그렇게 말하자 교포들이 조용해졌다. 카트린 권에 대한 깊은 원한과 증오를 품은 채.

그런 교포들을 바라보는 카트린 권은 그들에게 작별의 말을 던진다.

안녕, 대한민국.”

하면서 교포들과 인연을 끊어버린다. 카트린 권은 집에 들어오자마자 펑펑 울었다.

나딸리 아주머니의 품에 안겨서 실컷 운다. 그것을 바라보는 제롬은 안타까울 나름이다.

엿새 후, 명선이 또래의 교포들은 다른 나라와 고국이나 타 도시로 떠났다. 이유는 하나, 카트린 권이 보기 싫어서였다.

일주일 뒤, 그들이 모두 사라진 거리를 바라보는 카트린 권은 착잡하다. 나딸리 아주머니가 말씀하신다.

카트린, 이제는 따돌리는 사람이 없어서 좋겠구나. 교포들은 모두 떠났단다.”

다행이군요. 아주머니, 정말 고마워요.”

생드니에서 만난 외국인들도 카트린 권을 축복해 주었다.

이제는 카트린 권도 다시는 한국인과 어울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 후 카트린 권은 열심히 공부했다.

축구도 열심히 하고, 성당도 일주일에 한 번 다니곤 했다. 카트린 권은 어느새 프랑스인이 다 되었다.

그러면서도 다른 나라의 언어도 열심히 익히는 것을 잊지 않았다.

'명선이의 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명선이의 꿈 18  (0) 2024.06.18
명선이의 꿈 17  (0) 2024.06.18
명선이의 꿈 15  (0) 2024.06.18
명선이의 꿈 14  (0) 2024.06.18
명선이의 꿈 13  (0) 2024.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