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선이의 꿈 18

2024. 6. 18. 14:40명선이의 꿈

첫 해트트릭

2006113, 카트린 권은 생드니 팀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게 되었다.

마르세유 팀과 시합했을 때, 상대팀 선수가 태클로 저지하려 하나, 될 일이 아니었다.

전반 12분에 상대 선수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아크 정면에서 골을 넣었다.

카트린 권은 너무도 기뻐서 동료의 품에 안겼다.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던 모양이었다.

전반 16분에는 팀 동료의 도움에 골까지 기록했고, 전반 33분에는 중거리 슛으로 자신의 첫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그리고 후반에는 벤치에 앉았는데,

도미니크 감독님은 카트린 권을 잘했다고 어깨를 두드려 주고 수건까지 몸소 씌워 주었다.

정말로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는 표시였다. 하지만 카트린 권은 몰랐다.

자신의 첫 해트트릭이 처음이자 마지막 해트트릭이라는 것을. 카트린 권은 시합이 끝난 후 감독님에게 말했다.

감독님, 저는 시험을 보고 싶은데요, 시험을 보고 합격해야 마음 놓고 뛸 수 있을 것 같아요."

감독님이 하신 말,

알았다. 내가 어떻게든 알아보마. 이제 프랑스 대학에도 갈 나이가 되었구나. 도와주마.”

그 후 이탈리아 어 자격증 시험과 아랍어 자격증 시험, 독일어 자격증 시험에 연거푸 합격한 카트린 권은

이제는 공부에도 자신이 생겼다. 프랑스에 올 때까지도 버리지 않은 것은, 바로 한국어 사전이었다.

여태까지 버리지 않고 간직해 온 물건이기에 프랑스어로 시험을 본다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당당하게 대학에 합격한 다음에 축구를 할 생각이었나 보다. 그래도 이것은 카트린 권에게는 그야말로 새로운 도전이었다.

새로운 도전을 이겨내야만 승리할 수 있다고 믿었던 그녀였기에. 어느덧 20061224, 크리스마스 전야제가 있었다.

카트린 권은 성당에 갔다. 성당에서 그녀는 이렇게 기도드렸다.

하느님, 제가 프랑스 사람이 되었더라도 제 조국 대한민국을 잊지 않게 해 주세요.

그리고 프랑스 대학에 들어갈 수 있게 해 주세요.’

다음날, 프랑스에서 맞는 두 번째 크리스마스가 다가왔다. 나딸리 아주머니가,

카트린, 이제는 대학에 갈 때가 되었구나. 열심히 공부하고, 자랑스러운 아이가 되어야 한다. 알겠니?”

, 아주머니. 공부 열심히 할게요. 그 대신 당분간 축구 못 하겠네요?”

참석한 친구들이 웃는다. 카트린 권은 바칼로레아라는 시험을 위해 공부를 해야 했다. 어느덧 새해다.

새해에는 시험을 봐야 한다. 그래서 카트린 권의 마음은 착잡하다. 그 상태에서 카트린 권은 시 한 수를 읊는다.

 

뭘까?

새해가 되어도 외로운 이 느낌은

도대체 뭘까?

 

타국 땅에서 몸부림치느라

고국에도 못 가는 이 내 마음

누가 알까?

 

축구가 좋아 조국을 등지고,

부모님도 등지고,

친구들까지 등졌다.

 

이국땅에서 시험을 보며

무슨 생각이 나올지

어떤 상상의 나래를 펼칠지

 

그것은 아무것도 모르지만

내가 각오한 이 길.

 

나도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기에

준비한 이 시험.

 

열심히 살리라.

앞으로도, 그리고

변함없이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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