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수의 꿈 3

2024. 6. 20. 09:26진수의 꿈

선생님의 설득도 뿌리치다

그런 진수를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 ‘흘겨보는이라는 편이 어울리겠다. - 한 사람이 있었으니,

진수가 속해 있는 6학년 3반 담임선생님이었다. 선생님은 진수가 축구를 잘 하는 것을 싫어했고,

진수가 대학에 졸업하고 취직해서 부모에게 효성스러운 아들이 되기만을 바랐다.

남들이 다 가는 길을 똑같이 가는 것만이 정상인 한국 사회에서 대학과 취직은 당연한 조건이었다. 진수는 그것이 싫었다.

진수는 공부뿐만 아니라 축구선수로 성공하고 싶은데, 담임선생님은 진수의 취직만을 철저히, 그리고 간절히 바랐다.

6학년 겨울방학이 시작되었을 때(2012) 결국 담임선생님은 진수를 호출했다.

마지막 겨울방학 잘 보내세요. 그리고 김진수, 너는 끝나고 남아. 선생님이 할 얘기가 있어.”

영문도 모른 채 친구들이 집에 간 - 아무도 없는 교실에 혼자 남은 진수.

그런 진수에게 선생님은 비장한 설교를 한다. 그것도 아주 작심한 듯.

김진수, 너 어릴 적부터 쭉 지켜봤는데, 축구에 빠져서 공부를 열심히 안 한다면서? 사람이 참는 것도 한계가 있지.

이러면 고등학교 내신 성적에도 반영된단 말이야.”

선생님, 저는 축구가.”

도중에 말을 끊는 선생님.

입 다물어! 너 지금 학생이야, 아니야?”

저는 지금 학생인데.”

그럼 축구 따위 하지 말고 공부해야지. 공부해서 대학에 가고, 취직도 하고, 남들 다 가는 길 너도 같이 가야지.

대한민국에서 살려면 남들과 똑같이 살아버릇 해야지. 평생 축구에 빠져 주저앉을 수는 없잖아. 그치? 그치?”

선생님의 설득은 이어진다.

우리, 다시 시작해보자. 다시 시작하는 거야. 네가 잘 하는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에도 가고 취직도 하고.

, 다시 시작하는 거야. 도와줄게. 부탁이야, 소원이야. ? ? 대답해, 진수야. 아잉~ 너 대한민국 포기할 거야?”

그렇게 애교를 떨며 괴롭히는 선생님. 하지만 진수의 입장은 완고하다.

싫어요, 이미 늦었어요. 저 축구 할래요.”

그 순간 얼어붙은 교실. 잠깐 동안의 침묵이 흐른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는 담임선생님.

국 종이 한 장을 꺼내더니 엄포를 놓는다.

김진수! 너 각서 써. ‘다시는 축구를 하지 않겠습니다. 만일 축구 다시 한다면 어떤 불이익도 달게 받겠습니다.’라고쓰렴.

공부 열심히 하겠다는 말과 함께. 남자답게! 용기 있게! , 안 해! 왜 못해!”

그 말에 화가 난 진수.

싫다니까요!”

이렇게 소리친다. 그 순간은 진수도 물러설 생각이 없을 듯하고, 설득도 불가능했다. 담임선생님의 작별의 한 말씀,

너한테 실망했다. 이제 이 학교에 오지 마. 졸업이고 나발이고 없어! 너는 퇴학이야!”

선생님한테 저도 실망했어요. 제발 제 앞길을 막지 마세요!”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진수. 그런 진수를 보는 선생님은 좌절하고 만다. 얼마 후 선생님은 진수의 부모님께 전화를 한다.

진수를 설득하는 데 실패한 선생님은 진수 부모님께 애절하게 떼를 쓰다시피 한다.

여보세요. 진수 어머니시죠?”

무슨 일이 있었나요?”

진수 퇴학 처리되었어요.”

무슨 이유인가요?”

진수가 축구를 고집하기에 어쩔 수 없었어요, 남들처럼 같이 행동해 버릇하며 살기 바랐는데,

진수는 축구가 좋다고 학교 그만뒀대요.”

그 말에 화가 난 어머니는,

진수가 축구를 열심히 할 때, 선생님은 우리 진수한테 따뜻한 격려 한 마디 해 주신 적 있어요?

그저 공부해라, 공부해라, 그것밖에 해 주신 건 없잖아요?”

저는 진수가 좋은 대학에 가서 공부 열심히 하는 것이 소원이었어요.

남들과 똑같이 살면서 중학교에 가서 공부 열심히 해서 취직하는 것이 소망이었어요. 이제 어떻게 하면 좋죠?”

선생님의 울먹이는 소리가 수화기 아래서 들려온다. 그리고 선생님의 부탁이 이어진다.

진수 어머니, 부탁이에요. 진수가 저한테 잘못했습니다.’ 하고 빌고 공부 열심히 하도록 지도 좀 해 주세요.

? 부탁이에요.”

그러나 진수 어머니의 딱 자르는 소리.

선생님, 저는 진수를 축구선수로 키울 겁니다. 더 이상 우리 진수한테 아무 말도 하지 마세요!”

말로는 안 되겠다 싶어 선생님의 협박이 이어진다.

그럼 진수 어머니, 진수한테 형이 있죠? 진수 형이 등하굣길에 위험해져도 괜찮으신가요?

교통사고 난다거나, 학교폭력에 연루되거나, 성범죄에 연루되거나, 아니면 납치되어 시체가 된다거나.

그것이 싫으시죠? 그럼 진수한테 축구 그만 두라고 설득 좀 해 주세요. 부탁이에요, ? 제발.”

그렇게는 못해요!”

이 말이 끝나자마자 전화를 끊는 진수 어머니. 결국 진수 어머니는 이삿짐을 싸기 시작한다.

학교에 대한 미련을 버린 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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