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수의 꿈 8

2024. 6. 24. 01:53진수의 꿈

뜻밖의 불행

하지만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뜻하지 않은 불행이 진수 가족을 기다리고 있었다.

201993, 한국 경찰이 진수한테 갑자기 쳐들어와서는,

김진수 군, 한국으로 가야겠다. 재판이 열렸다.”

무슨 일인데요?”

가 보면 알아.”

귀국한 진수를 맞은 사람은 다름 아닌 담임선생님이었다. 선생님은 분노에 찬 표정으로 소리쳤다.

김진수, 너 정말 이따위로 할래?”

선생님이 이럴 수가…….”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진수의 뺨을 때리는 선생님.

다른 사람 앞에서, 그것도 공항에서 이런 수모를 당한 진수는 황당하다.

너 카타르로 가서 그따위로 살라고 이민 보낸 줄 아니? 어디서 감히 대한민국 국민의 명예를 더럽히는 거야!”

기자들의 질문 공세도 이어진다.

카타르로 이민 간 이유는 무엇입니까?”

국민의 명령에 순종할 의사는 없으십니까?”

다 포기하고 취직 안 하십니까?”

그렇게 조국보다 축구가 좋았습니까?”

이런 질문 공세에도 진수는 아무 대답이 없이 입국장을 빠져나간다. 그런데 뒤에서 어떤 아저씨가 욕설을 퍼붓는다.

야 이 개새끼야! 미치려면 곱게 미쳐! 이 나라가 네 거야? 여기가 네 놀이터야? 이 개새끼야!

여기는 모두가 함께 가꾸어 나가는 민주주의 공화국이야! 국민이 너한테 취직하라면 취직해야 될 거 아냐!

이 싸가지 없는 새끼야!”

다른 사람들의 수군거림도 들린다.

김진수 쟤, 무기징역이 뻔해요.”

말세다, 말세야. 부모 잘못 만나서.”

그러게 대학 가고 취직해서 먹고 살아야지. 남들 다 하는 거 못 해서 이게 무슨 꼴이람?”

쟤 부모도 돌았지. 진수 취직 시킬 생각은 안 하고.”

입국장을 빠져나가자마자 경찰 형사님이 와서는,

김진수, 너를 국민모독죄 및 민주주의 모독죄로 체포한다.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고, 변명의 기회 있고, 체포 구속적부심 청구할 수 있다.”

갑자기 진수에게 수갑을 채운다. 당황한 진수는 애원하듯이,

형사님, 저는 축구 좀 하고 싶은데 왜 저를…….”

하지만 형사님의 반응은 냉담하다.

네 담임선생님께서 너 처벌받기 원하신대. 그래서 체포하는 거니까 잔말 말고 따라와.”

믿었던 조국에 배반당한 진수의 마음은 슬프고 착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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