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12. 18:59ㆍ소설 모음
단편 소설
끝까지 한다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
堂井 김장수
내 이름은 심은당(深恩堂) 정영일. 나는 2001년 3월 3일에 태어났다.
나는 어렸을 적부터 부모님을 닮아 자신에게 주어진 일은 끝까지 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다.
그 때의 습관이 몸에 배었는지 의사가 된 후에도 최선을 다해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살핀다.
그래야만 내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아서이다. 2002년 6월 4일, 한일 월드컵 폴란드와의 경기가 열린 날이었다.
그 당시 친척들이 우리 집에 와주셔서 같이 대한민국을 응원해 주시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대~한민국’ 하면서 함께 기뻐하던 월드컵 한 달, 그 때는 나에게 행복한 기억이었다.
하지만 내게는 그것이 즐거운 기억의 끝이었다. 나는 월드컵이 끝나고 얼마 안 되어
급작스러운 부모님의 이혼으로 인해 고모네 집에서 자랐다. 중학교 3학년까지 살다가 그 집을 나왔다.
갈 곳이 없어진 나는 친척 집을 찾아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친척들은 내가 나타나자마자 회의를 하시는 것이었다.
누가 나를 맡을 거냐고 말이다. 아무도 나서지 않자, 보육원이나 고아원 이야기까지 나왔다. 그래서 생각했다.
친척들이란 더 이상 필요가 없다고 말이다. 내게 아직도 그 말은 정말 큰 상처로 남아 있다.
그러던 중 여든둘 되신 할머니께서 나를 맡으시기로 하셨다. 할머니는 노인 연금만으로 생활하셨기 때문에
점심은 노인정에서 해결을 하곤 하셨다. 그런데 어느 날, 노인정이 공사 때문에 문을 닫은 날에,
너무 배가 고파 가까운 이웃에게 쌀을 달라고 했더니, 너 참 착하구나 하시며 쌀을 많이 담아 주신 기억이 생생하다.
집에 전기가 없어 밥을 하지 못했을 그 날에, 가까운 교회에서 따뜻한 물을 받아와 쌀을 불려 먹으면서 한참을 울었다.
이 땅에서 산다는 것은 너무 힘들고 괴로운 것임을 알았기에.
그렇게 어렵게 고등학교까지 졸업을 하고 나서 또다시 생계를 위해 중국집에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했다.
워낙 조심스러웠던 나는 오토바이를 타면서 주위를 잘 살피고, 사람이 없는지 잘 살폈다.
덕분에 사고 없이 배달을 하면서 중국집 사장님이 칭찬을 해주셨다.
그리고 짜장면과 탕수육을 요리하는 법까지 배우게 되었다.
그 때의 경험은 의사가 되어 아내에게 짜장면과 탕수육을 자주 해 주게 된 소중한 경험이었다.
하지만 어지럼증이 갑자기 찾아와서 중국집 사장님과 같이 병원에 가 보니 독감에 의한 고열이란다.
며칠 입원만 하면 나을 것이라고 했지만, 할머니께서는 바빠서 못 오시고,
병문안을 와 주신 건 고모부 내외분과 중국집 사장님뿐이셨을 뿐, 그 외에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다.
병원비는 중국집 사장님이 내 주셨다. 그 은혜를 어떻게 갚을까. 하지만 제일 서러운 것은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병실에 홀로 누워있는 것이었는데, 너무 속이 상하고 슬퍼서 눈물이 한없이 흘러내렸다.
그래서 나는 병원에서 생각했다. 이러다가 모두에게 끝까지 짐만 될 것 같으니, 퇴원하면 당장 공부를 하자고 말이다.
그렇게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어느 날, 노인정에 매일 오시던 할머니 친구 분께서 오시지 않아서
걱정스러워서 그 분 댁으로 찾아가 보니, 아니나 다를까, 그 할머니 안색이 안 좋아 보였고, 어깨는 퉁퉁 부어 있었다.
병원에 모시고 가보니 뼈가 다 부러져 있었다. 왜 이렇게 참았느냐고 그 할머니께 여쭤보니
병원비가 너무도 많이 나올 것 같아 참았노라 하셨다. 나는 그때 다시 결심했다.
의대에 진학해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의사가 되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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