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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남게 된 어느 소년의 고독 10(마지막회)
◆독일에서 쓰러지다독일에 돌아간 경수는 손주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한편으로는 음악대학의 고문으로 있으면서 건강을 돌보며 살고 있었다. 하지만 경수의 나이 79세 때,쉽게 낫기 어려운 병에 걸렸다. 집안사람들과 가족들이 경수를 돌보며 병수발을 했지만, 어느 병원에서 진찰해 보니,췌장암 3기란다. 이미 완치되기에는 너무 늦은 경수는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유언을 남긴다.“이제 고국에 나를 데려다 다오. 다들 훌륭하게 커야 한다. 비록 부모님과 누님 곁으로 가지만,너희들은 형제간에 싸우면 안 된다. 알겠지?”이 말을 남긴 지 얼마 안 되어, 심근경색이 악화되었다. 수술실로 옮겨 수술을 했지만, 얼마 후 가족들은 비보를 듣는다.“선생님, 우리 아버님 어떻던가요?”“죄송합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마음의 준비를 ..
2024.07.17 -
혼자 남게 된 어느 소년의 고독 9
◆고국에 돌아가다어느덧 경상북도 영양이 그리워진 경수. 서둘러 귀향해 보니, 조부모님은 돌아가시고,고모와 고모부 내외분이 살고 계셨다. 고종 사촌들도 경수 가족을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고모와 고모부는 이미 늙으셨고,외삼촌과 외숙모는 이미 돌아가시고 없었다. 대신 외사촌들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으며,친구들 또한 늙었지만 모두 다 경수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친구들 중에는 40대~70대에 결혼한 사람들도 적지 않았고,아들딸 구별 없이 하나만 낳는 풍조가 유행이었지만 남달리 경수는 일찍 결혼했고, 자식은 무려 5남매였다.영양에서는 귀국한 경수를 위한 잔치와 행사가 줄을 이었다.인구는 비록 조금 줄었어도 자신을 맞아주는 그리운 제2의 고향 풍경이었다.꿈같은 영양에서의 날들을 마무리하며 고향인 의정부시로 가보니, ..
2024.07.16 -
혼자 남게 된 어느 소년의 고독 8
◆어느덧 은퇴세월이 흘러 경수의 나이 70세. 노인이 되어 바이올린을 잘 잡을 수 없었지만,고국에서의 기쁜 소식과 낭보(朗報)에 저절로 기분이 좋아졌다.통일 한국의 꿈을 그리며 우석(友石) 이경수는 어디선가 솟아오르는 힘과 활력을 느꼈다.왜냐하면 자신도 자식들을 키우다 보니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고,자신이 부모가 되어 보니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 그것으로 인해 마음 한 구석이 짠해온 건 어쩔 수 없었나 보다.아내와는 29살에 결혼했는데, 피아니스트였다.게다가 다재다능하고 똑똑하여 심지가 강하고 착한데다 남편을 공경할 줄 아는 여자였다.게다가 신앙도 깊고 바른 생활을 철저히 하여 남편이 흔들릴 때마다 중심을 잘 잡아주었다.요리면 요리, 음악이면 음악, 육아면 육아, 정말이지 어머..
2024.07.15 -
혼자 남게 된 어느 소년의 고독 7
◆바이올린과 함께경수는 예술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후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갔다. 바이올린을 체계적으로 배우기 위해서였다.경수가 다니던 예술대학에서는 경수가 바이올린 학습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학자금과 생활비를 대 주었다.경수의 고향인 의정부시와 선친이 다니던 회사에서도 도움의 손길은 끊이지 않았다.또한 조부모님이 계시는 경북 영양에서도 학업에 열중할 수 있도록 지원금도 지원해 주었다.조부모님도 경수를 위해 기도해 주심은 말할 나위도 없었다.그런 고마운 후원을 받은 경수는 바이올린을 열심히 배우며 어느덧 음대 졸업 후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었다.힘든 순간들이었어도, 동양인인 경수를 배려해 주는 사람들 덕분에 무사히 오케스트라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주위의 배려 덕분에 경수는 어느새 훌륭한 바이올리니스트가 ..
2024.07.14 -
혼자 남게 된 어느 소년의 고독 6
◆고등학교 때의 슬럼프고등학교 2학년 때 슬럼프가 찾아왔는데, 그 때 경수는 ‘삶에 낙이 없다, 살아도 별 의미가 없다,살 길이 막혔다’라며 비관적인 말을 선생님께 털어놓았다. 그러나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다.할아버지 할머니를 생각해서라도 한 번 더 생각해 보라. 생명은 조물주의 선물이고,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고,그건 어떠한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제일 소중한 것이다’라는 선생님의 말씀은 경수에게 어느 정도 위로가 되었다.그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선생님께 문자를 보냈다. 선생님 아니었으면 저는 이미 청산가리를 먹었을 겁니다. 한 번 믿어 보고,힘든 일이 있으면 선생님께 언제라도 고민을 털어놓겠습니다.참, 무슨 일이 있어도 누나가 이루지 못한 꿈을 반드시 이루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문자는 ..
2024.07.13 -
혼자 남게 된 어느 소년의 고독 5
◆위기 그리고 극복2019년의 어느 날 홈페이지를 본 경수는 깜짝 놀란다. 자신은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자신을 살인자로몰아붙이는 추측성 인터넷 댓글을 보았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이미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진 경수는 그 댓글들을 모두 지웠다.이미 경수는 어른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부모님과 누나를 보고 싶어 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한편 어느 복지재단에서 경수의 조부모가 사시는 집을 새 집으로 만들었다. 비록 외딴 시골이었어도,주변에 이웃이 없어도 자연과 함께 사니까 조부모님은 편안한 마음으로 농사를 지으실 수 있게 되었다.새 집도 있겠다, 고양이와 개도 함께 키우게 되었다. 경수가 귀향하면 함께 살게 하려는 마음에서였다.그것을 보고 조부모님도 기뻐하셨다.
2024.07.12 -
혼자 남게 된 어느 소년의 고독 4
◆할아버지, 할머니 밑에서고1 때 경수는 경상북도 영양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를 봉양하면서 낮에는 학교에서 공부를 한 후 농사일을 도우며,밤에는 숙제와 공부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그래서 당연히 공부는 상위권이었다.그러나 조부모님의 건강이 좋지 않아 경수를 계속하여 돌봐줄 수 없었다.하지만 경수는 학교에서 장학금을 받으면서 공부도 열심히, 효도도 열심히,농사일도 열심히 하는 착한 아이로 거듭나고 있었다.자연 속에서 공부하며 살면서 경수를 감싸고돌던 트라우마와 악몽도 서서히 사라져 갔다.한편, 경수는 자신의 짜증을 받아주는 엄마가, 고민을 들어주는 누나가,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아빠가 보고 싶어그들을 그리워하며 매년 5월 13일이 되면 그들이 보고 싶어 엉엉 울곤 했다.그것을 지켜보시는 할아버지, 할머니..
2024.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