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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선수, 조국과 인연을 끊기까지 2
그러던 어느 날, 경태에게 룸메이트인 성태우 선배가 접근해서는,“경태야, 이번 경기는 어차피 지는 경기라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원금만 5천만 원 줄게.응? 부탁해. 한번만 우리 바람 들어주렴. 응?”성태우 선배의 애교 섞인 말투와 만날 돈타령만 해대는 부모님….이제 오경태는 선택의 여지도 없이 ‘승부조작’의 굴레를 뒤집어쓴다.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그래도 승부조작은 범죄임을 알기에 그는 늘 괴롭기만 했다.그렇게 3년 후, 신일 레이더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경찰이 왔다.“오경태 씨 맞죠?”“예. 왜 그러시죠?”“잠깐 따라오세요. 승부조작 혐의로 체포합니다.”이제 오경태의 배구 인생은 나락으로 치달았고, 경찰서에서 만난 성태우와 오경태.“선배,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2024.07.04 -
배구선수, 조국과 인연을 끊기까지 1
단편소설배구선수, 조국과 인연을 끊기까지堂井 김장수 1985년 12월 9일, 한 아이는 누나와 부모님의 축복 속에 태어났다. 그 이름은 오경태.그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때부터 이런 말을 듣고 자랐다고 한다.“너는 훌륭한 배구선수가 될 수 있을 거야.”하지만, 기구한 운명은 그가 성공할 수 있는 길을 결국 막아버렸다.초등학교 다닐 때는 그래도 촉망받는 선수였고, 6학년 때는 모교(母校)를 전국 우승까지 올려놓았다.하지만, 중학교 2학년 때, 어머니가 쓰러지셨다. 어머니가 유언으로 남긴 말씀은,“경태야, 이 엄마가 없어도 굳세게 살아야 한다. 배구 열심히 하고…, 아빠 말씀 잘 들어라….미선이 너는 동생 잘 보살피고….”이 말씀을 남기고 엄마는 돌아가셨다. 하지만 그 때부터 경태의 인생은 틀어진다.아빠가 새..
2024.07.04 -
진수의 꿈 30(마지막회)
◆최후어느덧 회고록을 쓰게 된 진수. 제목은 《카타르 하늘에서》였다. 이 책에서 진수는 다음과 같이 서문을 밝혔다. “처음부터 축구를 좋아했다. 6학년 전까지는 장래가 촉망되는 축구 선수였었지만,만일 선생님의 권고를 순순히 수용했다면 오늘의 나는 없고, 평생을 취업 준비생으로 살았을 것이다.통일 후 수많은 망명정부가 난립해서 혼란의 연속이었지만, 얼마 가지 않아 모두 다 붙잡혔다.카타르 하늘에서 축구를 마음껏 할 수 있어서 행복했지만, 통일 한국의 위대한 영광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지금은 행복하다. 나는 승부조작을 모른다. 아니, 알고 싶지 않다. 지금 나는 알 라이얀의 코치로 있지만,고국의 경제가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통일 한국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흐뭇하다.정말이지 언젠가는 ..
2024.07.04 -
진수의 꿈 29
◆친구들의 근황압둘라는 축구선수를 그만두고 아버지를 따라 석유회사 직원이 되어러시아에서 석유를 발견한 공로로 석유회사 과장이 되었다.압둘라는 이교도지만 마음이 착한 진수를 위해 주는 착한 친구였다.유세프는 요르단으로 돌아갔다가 통일 한국에서 광산을 경영했으며,평안북도 위원군에서 광산을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아 광업회사의 사장이 되었다.모하메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로 돌아가 한국과의 외교에 큰 공을 세웠으며,알베르토는 통합 함흥시 어느 구단에서 축구 감독이 되었다.잉글랜드에서 온 애런은 평양에서 축구단을 인수하여 축구단을 1부 리그로 올렸고,아이디는 코트디부아르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세웠다.나이지리아로 돌아간 아지즈는 인권 운동가로 활약했으며, 훗날 노벨평화상을 받았다.에당은 벨기에로 돌아가서 수의사가 ..
2024.07.04 -
진수의 꿈 28
◆초라해진 자신을 뒤돌아보며2038년 2월 11일에 혜산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렸다는 소식이 들려왔다.하지만 돌아갈 수 없게 된 조국 대한민국은 지금 통일이 된 이후에도 강국으로 발전했다.하지만 진수는 때로 자기 자신이 초라해짐을 느꼈다.‘통일 한국은 카타르보다 더 잘 사는데, 나는 뭔가? 나는 무엇 때문에 대한민국을 떠났는가?동료들한테 미안하고 교포들에게 미안하구나. 이래가지고서는 고국을 떠난 보람이 없지 않은가?’그렇게 자신을 뒤돌아보며 진수는 슬픔을 감출 수 없었다. 하지만 자신은 코치의 신분이었기에,또한 기독교인이었기에 멈출 수 없는 모양이다. 진수는 지금 행복하다. 비록 석유는 고갈되었지만,친환경 에너지인 태양열 에너지와 풍력 에너지 덕에 먹고 산다 해도 말이다.
2024.07.04 -
진수의 꿈 27
◆축구에 전념하다카타르로 돌아온 진수는 알 라이얀에서 멋진 활약을 했다. 그러던 중에 기쁜 소식이 또 생겼다.2029년 5월 1일, 삼남 용덕이가 건강하게 태어나 진수는 너무 기뻤다. 한인 교회에서는 축하 파티가 벌어졌는데,동료들까지 교회로 찾아와 너무나도 기쁜 축하 파티였다. 용덕이가 태어났을 때, 장남 용갑이는 5살(2024년생),차남 용석이는 3살(2026년생)이었다.“당신은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울 자격이 있어. 아이들이 너무 예뻐. 앞으로도 열심히 해 줘.”아내 경숙이 말했다. 그래서 진수는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울 각오로 더욱 열심히 분발했다.카타르 리그에서는 더욱 분발하여 어느 경기에서는 해트트릭을 기록했다.진수가 이렇게 성공하게 된 것은 사랑하는 아내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2031년 11..
2024.07.04 -
진수의 꿈 26
◆조국에서의 나머지 일정2028년 2월 4일, 진수는 광주 5·18 묘역에 참배를 하고, 해남 땅 끝 마을, 여수 엑스포가 열렸던 곳,영광군 기독교 순교지에도 다녀왔다. 또한 진수는 5일에 울릉도, 독도에 다녀왔고,6일에는 포스코, 간절곶, 대전 엑스포 공원을 관람했다. 진수는 가는 곳마다 대한민국의 좋은 점을 느꼈지만,정작 종로구로 돌아왔을 때에는 환영도, 용서도 받지 못했는데, 어떤 현수막을 보면 다음과 같다. ‘배교자 김진수 우리 동네 절대 출입 금지’ 결국 고향으로부터도 용서받지 못한 진수는 다시는 고향에 돌아오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서울국제공항에서 진수는 사랑했던 조국에 안녕을 고하고 카타르로 돌아왔다. 카타르 귀국 날짜는 2028년 2월 7일이었다.
2024.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