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선이의 꿈(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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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선이의 꿈 18
첫 해트트릭2006년 11월 3일, 카트린 권은 생드니 팀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게 되었다.마르세유 팀과 시합했을 때, 상대팀 선수가 태클로 저지하려 하나, 될 일이 아니었다.전반 12분에 상대 선수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아크 정면에서 골을 넣었다.카트린 권은 너무도 기뻐서 동료의 품에 안겼다.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던 모양이었다.전반 16분에는 팀 동료의 도움에 골까지 기록했고, 전반 33분에는 중거리 슛으로 자신의 첫 해트트릭을 완성했다.그리고 후반에는 벤치에 앉았는데,도미니크 감독님은 카트린 권을 잘했다고 어깨를 두드려 주고 수건까지 몸소 씌워 주었다.정말로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는 표시였다. 하지만 카트린 권은 몰랐다.자신의 첫 해트트릭이 처음이자 마지막 해트트릭이라는 것을. 카트린 권은 시합이 끝..
2024.06.18 -
명선이의 꿈 17
프랑스에서의 축구 생활프랑스의 한 팀에서 카트린 권은 주전 공격수로 활약했다.상대 팀 선수가 슬라이딩 태클을 할 때마다 발목이 아프기도 했지만 카트린 권은 포기하지 않았다. 카트린 권은‘나는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거야. 이대로 포기한다면 조국을 버린 보람이 없잖아.’이렇게 생각하며 열심히 뛰었다. 뛰다 보면 낫겠지 하는 생각에 즐거운 마음으로 뛰고, 또 뛰었다.그렇게 긍정적으로 뛰다 보니 아픔도 사라졌다. 자신이 한 골을 넣을 때마다 카트린 권은 기뻤다.그 동안의 조국에 대한 기억을 조금이나마 씻을 수 있었기에. 그렇게 카트린 권은, 항상 긍정적으로 축구를 했다.자신에 대한 아픈 기억을 깨끗이 씻을 수 있기를 바라며 말이다. 그래야만이, 카트린 권이 살아갈 수 있는 이유니까.하지만 카트린 권은, 국가대표..
2024.06.18 -
명선이의 꿈 16
성당에서 영세를 받다일요일에 성당에 간 카트린 권은 신부님께 교리를 배운다.교리를 배우며 프랑스어와 한국어 등 여러 나라의 언어를 능숙하게 익히는 카트린 권을 신부님은 흡족해하신다.교리도 배우고, 축구도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 카트린 권은 프랑스 사람으로서의 교양도 하나하나 익혀 나간다.이따금 제롬과 줄리안, 샤를, 알베르, 요제프, 도미니크도 모르는 것을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마리와 릴리안도 도와준다.카트린 권에게 어려운 교리가 있으면 자세하게 가르쳐 준다. 어느덧 영세를 받는 날, 가슴이 떨린다.카트린 권은 영세를 받고, 가톨릭 성도가 되어 이름도 카트린 권에서 카트린 나딸리 명선 권으로 이름도 고쳤다.(하지만 여기서는 카트린 권이라 하겠다.) 영세를 받은 카트린 권은 축하하는 친구들에 둘러싸인..
2024.06.18 -
명선이의 꿈 15
교포와의 절연학교에 갔다가 교포 하나를 만나게 된 카트린 권.“권명선, 너 우리 좀 보자.”갑자기 교포들을 따라간 카트린 권. 하지만 기다린 건 평소 카트린 권을 언짢게,그리고 못마땅하게 바라보던 교포들이었다. 교포 중에 한 친구가,“권명선, 너 부모 인생 망치고, 조국 버리고 축구 실컷 하니까 행복하니? 네 발모가지 분질러 버릴까? 어떻게 할까?”“네가 외국에서 외국 친구들 사귀며 설치는 거, 우리 보기에도 안 좋아. 알겠니?”“너 도대체가 배짱도 좋다. 너 외국 가서 한국 헐뜯고 다니는 거, 우리 다 알고 있거든?”“권명선 네가 착한 척 하며 외국인과 뒹구는 것도 다 네가 지어낸 수작이지?”“야, 학생이면 학생답게 굴어라. 네 촌스러움에 정말 토할 것 같다, 야.”“네가 프랑스를 떠나 한국에 가서 부..
2024.06.18 -
명선이의 꿈 14
3월 4일 생일날, 그리고 친구들어느덧 프랑스에도 봄이 왔다. 카트린 명선 권의 나이 14세.2006년 3월 4일, 카트린 권은 나딸리 아주머니께 이렇게 말했다.“아주머니, 저 오늘 생일이에요. 축하해 주세요.”“그래라. 카트린을 위해 저녁 맛있게 하고 기다릴게!”피에르는,“카트린 누나, 학교 잘 다녀와!”조세핀은,“카트린 언니, 생일 축하해!”이러는 것이었다.학교에서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로는 이다, 마리, 엘리, 미헤유, 릴리안 등이었고,남자 친구들로는 프랑수아, 줄리안, 샤를, 루이, 제롬 등이 있었다. 카트린 권은 성실하고 마음이 착한 제롬을 더 좋아했다.프랑스에 처음 올 때부터 자신의 신변을 돌봐준 제롬에게 카트린 권은 연정(戀情)을 느꼈다.제롬도 그런 카트린 권을 좋아했다. 제롬은 커서 회사에 ..
2024.06.18 -
명선이의 꿈 13
명선이네의 설날 풍경한편, 명선이 아버지는 떠나간 딸자식을 생각하며 오늘도 술에 절어 살고 있었다.그런 꼴을 안타깝게 여긴 친척들이 가끔 교대로 명선이 아버지를 찾아오곤 했다.이번에 찾아온 사람은 다름 아닌 명선이 막내삼촌과 명선이 큰아버지였다. 막내삼촌이 형님께 한 마디 하셨다.“형님, 명선이는 그만 잊으시구려. 축구가 좋아 프랑스로 갔는데 무슨 미련을 두는 거요?명선이도 나름대로 생각이 있으니 그런 거지.”하지만 아버지는 술에 취해 퀭한 눈으로 말하기를,“막내야, 너 같으면 참겠니? 명선이 그년이 축구를 그만두고 공부에만 집중하는 것이 내 소원이었는데,이렇게 기대가 무너지다니……. 그년이 떠난 후로는 우리 집은 망해 버렸다. 명선이 두 오빠는 어떻게 하니?그 애들은 의사가 꿈인데, 공부 열심히 하는데..
2024.06.18 -
명선이의 꿈 12
카트린 권의 설날 풍경2006년 1월 29일은 카트린 권에게 설날이었다. 카트린 권은 나딸리 아주머니께 오늘이 설날이라고 말한다.“아주머니, 오늘은 설날이에요.”“설날? 설날이 뭐니?”“한국에서는 음력을 쓰는 날도 있고 안 쓰는 날도 있는데,1월 초하룻날에 조상님께 차례를 지내고 친척 분들을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덕담도 나누고,어린애들은 세뱃돈도 받는 날이에요.”“오, 그랬구나?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그냥 빵만 먹고 대화만 나누는데?”나딸리 아주머니께서는 설날의 의미를 잘 모르시는 모양이었다. 한국에서만 있는 풍습임을 모르셨나 보다.“그래.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 빵 만들어 줄게. 너 무슨 빵이 먹고 싶니?”“슈크림 빵하고 피자 빵이요.”“알았다. 오늘 저녁은 빵하고 수프를 줄 테니까 카트린 넌 축구나 공부..
2024.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