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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선이의 꿈 15
교포와의 절연학교에 갔다가 교포 하나를 만나게 된 카트린 권.“권명선, 너 우리 좀 보자.”갑자기 교포들을 따라간 카트린 권. 하지만 기다린 건 평소 카트린 권을 언짢게,그리고 못마땅하게 바라보던 교포들이었다. 교포 중에 한 친구가,“권명선, 너 부모 인생 망치고, 조국 버리고 축구 실컷 하니까 행복하니? 네 발모가지 분질러 버릴까? 어떻게 할까?”“네가 외국에서 외국 친구들 사귀며 설치는 거, 우리 보기에도 안 좋아. 알겠니?”“너 도대체가 배짱도 좋다. 너 외국 가서 한국 헐뜯고 다니는 거, 우리 다 알고 있거든?”“권명선 네가 착한 척 하며 외국인과 뒹구는 것도 다 네가 지어낸 수작이지?”“야, 학생이면 학생답게 굴어라. 네 촌스러움에 정말 토할 것 같다, 야.”“네가 프랑스를 떠나 한국에 가서 부..
2024.06.18 -
명선이의 꿈 14
3월 4일 생일날, 그리고 친구들어느덧 프랑스에도 봄이 왔다. 카트린 명선 권의 나이 14세.2006년 3월 4일, 카트린 권은 나딸리 아주머니께 이렇게 말했다.“아주머니, 저 오늘 생일이에요. 축하해 주세요.”“그래라. 카트린을 위해 저녁 맛있게 하고 기다릴게!”피에르는,“카트린 누나, 학교 잘 다녀와!”조세핀은,“카트린 언니, 생일 축하해!”이러는 것이었다.학교에서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로는 이다, 마리, 엘리, 미헤유, 릴리안 등이었고,남자 친구들로는 프랑수아, 줄리안, 샤를, 루이, 제롬 등이 있었다. 카트린 권은 성실하고 마음이 착한 제롬을 더 좋아했다.프랑스에 처음 올 때부터 자신의 신변을 돌봐준 제롬에게 카트린 권은 연정(戀情)을 느꼈다.제롬도 그런 카트린 권을 좋아했다. 제롬은 커서 회사에 ..
2024.06.18 -
명선이의 꿈 13
명선이네의 설날 풍경한편, 명선이 아버지는 떠나간 딸자식을 생각하며 오늘도 술에 절어 살고 있었다.그런 꼴을 안타깝게 여긴 친척들이 가끔 교대로 명선이 아버지를 찾아오곤 했다.이번에 찾아온 사람은 다름 아닌 명선이 막내삼촌과 명선이 큰아버지였다. 막내삼촌이 형님께 한 마디 하셨다.“형님, 명선이는 그만 잊으시구려. 축구가 좋아 프랑스로 갔는데 무슨 미련을 두는 거요?명선이도 나름대로 생각이 있으니 그런 거지.”하지만 아버지는 술에 취해 퀭한 눈으로 말하기를,“막내야, 너 같으면 참겠니? 명선이 그년이 축구를 그만두고 공부에만 집중하는 것이 내 소원이었는데,이렇게 기대가 무너지다니……. 그년이 떠난 후로는 우리 집은 망해 버렸다. 명선이 두 오빠는 어떻게 하니?그 애들은 의사가 꿈인데, 공부 열심히 하는데..
2024.06.18 -
명선이의 꿈 12
카트린 권의 설날 풍경2006년 1월 29일은 카트린 권에게 설날이었다. 카트린 권은 나딸리 아주머니께 오늘이 설날이라고 말한다.“아주머니, 오늘은 설날이에요.”“설날? 설날이 뭐니?”“한국에서는 음력을 쓰는 날도 있고 안 쓰는 날도 있는데,1월 초하룻날에 조상님께 차례를 지내고 친척 분들을 찾아뵙고 인사드리고 덕담도 나누고,어린애들은 세뱃돈도 받는 날이에요.”“오, 그랬구나?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그냥 빵만 먹고 대화만 나누는데?”나딸리 아주머니께서는 설날의 의미를 잘 모르시는 모양이었다. 한국에서만 있는 풍습임을 모르셨나 보다.“그래. 오늘은 특별한 날이니까 빵 만들어 줄게. 너 무슨 빵이 먹고 싶니?”“슈크림 빵하고 피자 빵이요.”“알았다. 오늘 저녁은 빵하고 수프를 줄 테니까 카트린 넌 축구나 공부..
2024.06.18 -
명선이의 꿈 11
한국과의 마지막 인연2005년 12월 31일, 새해를 타국 땅에서 맞는 순간에 카트린 권은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는데,한 한국 친구의 이메일이었다. 명선이에게명선아, 새해도 얼마 안 남았구나. 날씨는 점점 추워지고, 어느덧 제야의 종소리가 울려 퍼질 즈음이야.이제 너는 축구를 하기 위해 한국을 떠났으니까 너는 이제 대한민국 사람이 아니야.네 아빠는 네가 떠난 후 정신병에 걸리셨고, 네 엄마는 맨날 울고 계셔.네 부모님은 네가 의사가 되는 것을 보는 것이 소원이셨었는데,네가 축구를 통해 출세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병이 더욱 악화되셨어.네 아빠는 매일 술을 드시고 명선이 내놓으라면서 고함을 치고 다니시고,네 엄마는 아예 식음을 전폐하신 채 자리에 누워 계셔. 네 오빠들은 의사 공부 열심히 하는 중인데,그 오빠..
2024.06.18 -
명선이의 꿈 10
크리스마스 날에얼마 후, 세월이 흘러 2005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였다.카트린 명선이의 하숙집에 나딸리 아주머니께서 파티 준비를 하고 계셨다.나딸리 아주머니는 생드니에서 빵집을 하셨는데, 청소부 장 아저씨와 부부 사이다.두 분은 카트린 권이 프랑스에 올 때부터 친해졌고,카트린 권이 귀화, 학업, 축구 등 여러 방면에서 도움을 주신 분들이었다.카트린 권이 축구를 마치고 하숙집에 들어오니, 저녁 7시였다. 7시 30분에는 장 아저씨도 오셨다.장 부부는 카트린 권을 위해 성대한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었다.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정(情)이었다.한국에서는 크리스마스에 공부를 해라, 취업을 해라 잔소리가 많았지만,프랑스에서는 그저 카트린 권을 축하해 줄 뿐이었다.하숙집 아들 피에르와 딸 조세핀은 카트린 권을..
2024.06.18 -
명선이의 꿈 9
학교생활얼마 후인 2005년 8월 15일, 카트린 권은 13세에 프랑스 학교에 들어갔고,그 곳에서 프랑스어,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영어, 아랍어, 포르투갈 어, 독일어, 이탈리아 어 등을 열심히 익혔다.학교에서는 항상 몸가짐을 바르게 하는 한편 축구 연습도 열심히 했고, 성적도 좋았다.한편으로는 프랑스와 프랑스 이외의 외국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다.친구들은 축구와 공부를 잘 하는 카트린 명선이를 많이 아꼈다.한국인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질투하거나 박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있다면 한국인 또래 교포들이었다. 그들 중 하나가,“권명선, 너 잘난 척 좀 그만 해. 듣자 하니, 네 아빠, 너 때문에 정신병 걸리신 거 알고 있지?”라고 지껄인다. 또 다른 또래 교포는,“저 계집애는 아빠 인생 망쳐 놓고 축구는..
2024.06.18